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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게브리오, 지금도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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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이 시작됐지만 아직도 주변에는 코로나19에 감염돼 고통을 받는 환자들이 있다. 특히 요양원이나 요양병원 입소자, 기저질환이 많은 노인들은 아직도 중환자실에서 사투를 벌이다 애석하게 돌아가시기도 한다.
국내에서 코로나19 치료제는 지난해 1월 팍스로비드에 이어 3월에 라게브리오가 긴급 사용승인돼 지금까지 쓰이고 있다. 같은 해 1월부터 12월까지 발표된 라게브리오의 효과를 다룬 국외 논문 8개를 분석하면 입원 예방효과는 50%, 사망 예방효과는 52%였다. 팍스로비드와 라게브리오의 효과를 비교한 국외 10개 논문에서는 팍스로비드의 입원 예방효과가 우수하나, 사망 감소효과는 두 치료제 간에 차이가 없었다. 우리나라 환자를 대상으로 후향적으로 진행된 질병관리청의 연구에서도 라게브리오는 60세 이상 고위험군에서 중증 예방효과가 34%, 사망 예방효과가 29%로 보고됐다.
팍스로비드는 약물 상호작용 때문에 특정 약제를 복용 중인 환자에게 사용하기 어려우며 신장 기능이 저하돼 있거나 투석을 하고 있는 환자에게는 사용할 수 없다. 반면 라게브리오는 약물 상호작용에서 비교적 자유롭고 신장 기능 저하가 있어도 처방이 가능하다. 상대적으로 기저질환이 많아서 여러 약제를 복용 중인, 즉 코로나19 감염 시 중증화의 위험이 더 높은 환자에게 팍스로비드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에도 라게브리오를 대체재로 쓸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최근 한국일보 오피니언 지면에 실린 기고('퇴출될지 모를 약물을 사겠다니')처럼 다른 치료제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 긴급사용승인이 됐고 국내에서 품목허가를 기다리는 '조코바'의 경우 팍스로비드와 기전이 비슷해 약물 상호작용의 문제가 동일하다. 이 외에 국내에서 개발 중인 몇 가지 치료제는 추가 임상시험 자료를 확보해야 국내외 승인 또는 허가가 가능해 현재로서는 라게브리오 말고는 대안이 없다.
미국은 팍스로비드를 정식 승인해 사용 중이고 팍스로비드를 처방할 수 없는 환자에게 라게브리오를 처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MSD(머크)가 라게브리오 정식 허가 신청을 철회했지만, 질병관리청은 유럽 국가들을 포함해 30여 개국에서 긴급사용승인 또는 허가 등을 통해 라게브리오를 처방하는 것으로 파악한다.
코로나19 유행 기간 가장 큰 피해를 겪은 이들은 고령자, 기저질환자, 면역저하자였다. 임상 현장에서는 부족한 자원일지라도 최대한 활용해 환자를 보호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만약 팍스로비드를 대체할 수 있는 더 효과적인 치료제가 국내외에서 허가된다면 라게브리오에 대한 논란은 자연히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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