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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사업에 진심인 한국도로공사…6,579명에 109억 원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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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3)씨는 2016년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아버지를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었다. 당장 생계를 책임지던 아버지를 잃어 막막했지만, 한국도로공사가 운영하는 고속도로장학재단이 큰 힘이 됐다. A씨는 재단에서 장학금을 지원받은 건 물론 여러 취업 지원 프로그램 도움을 받아 지난해 그토록 꿈꾸던 종합병원 간호사로 최종 합격하는 기쁨을 누렸다.
도로교통 전문 공기업인 한국도로공사는 1996년 고속도로장학재단을 만들었다. 고속도로에서 불의의 교통사고로 크게 다치거나 A씨 사례처럼 가족을 잃은 피해자 가족을 돕기 위해서였다.
재단의 장학사업을 통해 1998년부터 지금까지 선발된 장학생은 6,579명. 이들에게 지급된 장학금은 109억 원에 이른다. 2018년부턴 취업 준비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취업전문가와의 전문 상담 서비스도 시작했다. 민간 취업기관에나 있을 법한 이런 프로그램을 도입한 건 피해자 자녀가 취업에 성공하는 게 피해 회복의 가장 빠른 길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2018년 선보인 '스탠드업'(Stand up)이 대표 프로그램이다. 스탠드업은 취업을 준비하는 장학생의 자기소개서와 입사지원서 작성, 면접 요령 등에 대해 취업전문가가 전문 상담을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취업전문가의 상담은 물론 수험서 구입비, 응시료, 수강료 등 취업에 필요한 각종 비용을 연간 50만 원 한도로 지원해 준다. 지난 4년간 장학생 51명이 참여했고, 이 중 21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장학사업 외 고속도로 사고 피해자, 그들 가족의 트라우마의 치료를 돕는 심리상담 프로그램 '안아드림'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장학생 가족 중 희망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심리검사를 진행한 뒤 개인별 상황에 맞춰 전문상담사를 통한 심리치료를 15회가량 지원한다.
경찰이던 남편이 1998년 업무 도중 고속도로에서 순직한 B(57)씨는 재단을 통해 두 자녀의 학비를 지원받아 경제적 부담을 덜었다. 하지만 남편과 아버지를 잃은 B씨 가족은 심리적으로 상당히 힘든 나날을 보내다 재단의 안아드림 서비스를 신청, 자녀들과 함께 참여했다. B씨는 "어릴 때 아버지를 잃은 아이들이 지속적인 상담과 관심을 통해 점점 치유되는 것을 느꼈다"며 "남은 사람들의 상처를 보듬어준 재단 관계자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국도로공사는 고속도로 사고 피해가족을 대상으로 이달 8일부터 내달 4일까지 '2023년 고속도로 장학금' 신청을 받는다. 신청 대상은 신생아부터 대학생까지 폭넓다. 한 번 장학생으로 선정되면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계속 지원받을 수 있다. 경제 형편에 따라 대학생은 연 최대 500만 원, 고등학생 300만 원, 중학생·초등학생은 최대 200만 원까지 지원한다. 미취학 아동은 소득에 관계없이 연 100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피해 가족으로서는 재단 지원이 자녀 대학 때까지 이어지는 만큼 체감 효과가 상당하다.
고속도로장학재단은 한국도로공사와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매년 선발하는 모범 화물운전자의 자녀에게도 소정의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화물차의 안전운행 실천을 유도하기 위한 목적인데, 2018년부터 지금까지 이들 자녀에게 지급한 장학금만도 1억8,000만 원에 이른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장학재단 업무 영역을 장학금 지원뿐만 아니라 취업 지원, 심리치료, 견문 확대, 교통사고 예방 등 다양한 분야로의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속도로장학재단이 고속도로 사고 피해가족에 실질적 도움이 되도록 다양한 사업을 발굴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도로공사는 이외에도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취약계층 공부방 지원 사업이 대표적이다. 4월에는 경북 김천시의 가정 2곳을 선정, 도로공사 직원 20여 명이 해당 집을 찾아 아이가 편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공부방을 새로 꾸며줬다. 지저분한 장판과 벽지를 새것으로 갈고 책걸상도 신제품으로 바꿔준 것이다.
아울러 한국도로공사는 2008년 공기업 최초로 헌혈뱅크를 도입해 지금까지 운영 중이다. 직원들은 연간 3회 헌혈에 참여한다. 지난해 헌혈에 참여한 도로공사 직원은 3,608명으로 그간 1,000~2,000명대였던 헌혈 참여인원이 2020년부턴 3,000명대로 높아졌다. 지난해 직원을 통해 모은 헌혈 증서만 3,451장에 이른다. 올해는 8월 말 기준 직원 2,036명이 헌혈에 동참해 헌혈증 1,944장이 모였다.
고객 상대로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연중 헌혈 증서 수집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도로공사는 이렇게 모은 헌혈 증서를 백혈병어린이재단 등에 총 7만7,000장을 기부하고 치료비 8억 원도 지원했다. 현재 도로공사가 보관 중인 헌혈증은 1만5,000장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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