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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균용 처가는 '그냥' 쓴 농지… 건설사는 '1.8억' 내고 허가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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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와 처가가 30년 가까이 농지를 보유하면서 용도 변경 절차도 없이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는 '농지법 위반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 후보자는 "서류상 농지였으나 실제론 잡종지(다른 지목에 속하지 않는 토지)여서 취득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정작 이 후보자와 처가에서 이 땅을 구입한 건설사는 지목을 바꾸기 위해 억대의 부담금을 내야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땅 매수자나 관청 모두 이 토지를 명백하게 '농지'로 인식하고 있었던 정황이 밝혀진 것이다.
5일 김승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확보한 자료 및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A 건설사는 2013년경 이 후보자와 처가 식구들이 1980년대 후반부터 보유하던 부산시 동래구 명장동 일대 토지를 매입해 아파트 개발 사업에 착수했다. 이 중 10필지 지목은 전(밭) 혹은 답(논)에 해당하는 농지였기 때문에 바로 개발이 불가능했고, A사가 2015년 1월 16일 주택건설사업계획을 승인받고 나서야 비로소 개발이 가능한 대(주거·상업시설 및 부속 건축물 가능)로 지목이 변경됐다.
농지법에 따라 A사는 지목 변경 대가로 억대의 농지전용부담금을 냈다. A사가 2015년 1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구청에 납부한 금액은 1억8,000여만 원이었고, 이 중 이 후보자가 아내 등과 함께 지분을 갖고 있던 530-2번지에 부과된 부담금은 7,600여만 원(이후 4,900여만 원 환급)이었다. 부담금이 발생했다는 것은 건설사나 구청 모두 이 토지를 명백하게 농지로 인식했다는 증거다. A사가 사업 승인을 위해 개발지 일대를 기부채납까지 해야 했던 점까지 감안하면, 결국 이 후보자 측은 정당한 비용을 내지 않고 농지를 용도 외로 사용한 셈이다. 이 후보자 처가는 해당 토지를 오랜 기간 자동차운전학원 부지로 이용했고, 관광버스 차고지 등으로 세를 받고 빌려주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자 측은 이렇게 해당 토지를 농지 외 용도로 사용했지만, 담당 관청에 공식으로 전용 허가에 대한 판단을 구하지 않았던 걸로 추정된다. 동래구청에 따르면 이 후보자가 공동 보유하던 농지에 정식으로 전용 허가 처분이 내려진 건 A사의 개발 사업 착수 때가 처음이다.
이 후보자는 지금까지 농지법 위반 의혹에 '현황주의' 개념을 내세워 반박해왔다. 대법원 판례상 현황주의는 농지의 기능을 이미 상실해 회복할 수 없는 경우, 토지 승계자가 해당 농지를 전용해도 농지법에 따른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논리다. 다만 기준은 엄격하다. 한국농업법학회장인 사동천 홍익대 법대 교수는 "농지의 '회복 불가' 여부는 기름 오염이나 쓰레기 매립 정도에서만 인정된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도 과거 이런 법리를 사안별로 적용해 농지 전용자에게 원상 복구 책임을 지우거나 면제하는 판결을 내린 적이 있다.
이 후보자가 보유했던 농지에 '원상 회복 불가'(농지 기능 상실) 판단이 내려진 적이 있냐는 질의에 동래구청은 "없다"고 답변했다. 혹시나 다른 사정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이 후보자 측은 마땅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처가에서 매입을 주도했고, 워낙 오래된 일이라 후보자 본인도 사실관계 파악이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남 의원은 "이 후보자가 잡종지라 주장한 토지에 대해 구청은 명백히 농지라고 판단해서 건설사에 부담금까지 부과했다"며 "이 후보자는 자기 발언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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