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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끝부터 뇌운동까지 실버엔 탁구가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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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차∼” “워∼이” “좋아, 좋아”
지난달 31일 서울 송파노인종합복지관 3층 장수홀 탁구실. 4대의 탁구대가 놓인 코트 곳곳에서 기합 소리와 함께 웃음이 터져 나왔다. 백발의 어르신들이 네트 너머로 탁구공이 날아오자 힘껏 받아치느라 여념이 없다. 방심하는 순간 공을 놓칠세라 탁구공을 바라보는 눈은 마치 먹잇감을 노리는 매처럼 번뜩였다. 이들은 지름 40㎜에 무게 2.7g의 작은 탁구공에 나이를 실어 날려버린다. 10분이 채 지났을까. 어르신들의 이마엔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혀 있었다.
65세 이상 26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송파노인종합복지관 탁구 동아리 ‘탁사모’ 회원들은 이곳에 모여 운동을 즐기고 있다. 2003년 시작해 올해로 20년째 된 장수 동아리다.
회원 평균 연령이 70대 중반인 ‘탁사모’는 전국 노인탁구 대회에 나가서 우승을 차지했고, 55세 이상 참가 시니어 대회에서 70대 회원들이 준우승을 일궈냈을 만큼 실력도 출중하다. 최웅진(81) 탁사모 회장은 “올해 가족 여행 당시 리조트에 있는 탁구장에서 탁구 치는 것을 보고 대학생 손자들이 ‘할아버지 왜 이렇게 잘 치시냐’고 깜짝 놀랐다”면서 “우리 실력을 보면 다들 노인부 탁구선수들이 맞느냐고 물어 볼 정도”라고 자랑했다.
탁사모는 유니폼까지 맞춰 입고 탁구를 칠 정도로 회원들 간의 단합이 잘 된다. 이들이 탁구에 빠져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재미’다. 최 회장은 “젊었을 때 직장 생활을 하다 보니 변변하게 운동을 해본 것이 없었다. 그런데 은퇴하고 나서 복지관에 나와 우연히 탁구실을 봤는데 탁구 치는 것이 아주 재미있어 보였다. 그때 시작해 아직까지도 하고 있다”고 웃었다.
권오연(76)씨는 복지관에서 처음엔 춤을 배웠다고 한다. 하지만 2008년 탁사모 회원들이 탁구를 치는 모습에 반해 개인 연습까지 해가며 가입을 했다. 그로부터 16년째 그는 ‘탁구 동호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탁사모 회원들은 입을 모아 “노인들에게 최고의 운동”이라며 탁구 예찬론을 폈다. 탁구는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이 동시에 되는 전신 운동이다. 우선 2시간 정도 탁구대 사이를 누비다 보면 1시간 동안 달리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여기에 팔다리뿐 아니라 몸통의 코어 근육까지 골고루 사용한다. 특히 기마 자세를 유지하다가 공이 넘어오면 무게 중심을 재빨리 옮기며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하체 근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최 회장은 “실내 운동이다 보니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운동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상대와 신체 접촉이 없어 부상이나 사고 우려도 적다. 강도를 조절하면서 운동할 수 있는 것도 탁구의 장점이다. 나이가 들어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이유다. 탁사모 회원 중 최고령인 조철환(84)씨는 “어느 운동이 됐건 몸에 무리가 가지 않게 자기 수준에 맞게 즐거운 마음으로 운동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탁구는 상대적으로 사회적 교류가 부족한 노인들에게 사교의 장이 되기도 한다. 권씨는 “개인이 아닌 복식경기를 하다 보니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과 협력을 하게 된다”면서 “여기에 순간적인 판단을 요구하기 때문에 두뇌 활성화와 치매 예방 등 다방면으로 도움이 된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최 회장은 "50대에서 60대로 넘어가는 분이라면 꼭 탁구가 아니더라도 무슨 운동이든 해서 건강관리를 해야 한다”면서 "이 시기에 몸이 한번 망가지면 다시 건강을 되찾기 쉽지 않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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