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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견제' 급한 미국, 베트남과 '급속 밀착' 러브콜...베트남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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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베트남과의 관계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로 단숨에 끌어올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경제·문화 분야 협력을 넘어 군사·안보 분야까지 손을 맞잡는 최고 파트너가 되겠다는 의미인데, 국가 간 외교관계 수위를 한꺼번에 두 단계 격상하는 조치여서 눈길을 끈다. 베트남과의 결속 강화로 동남아시아에서 중국의 입지를 좁히기 위해 과속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10일 베트남을 국빈방문하는 바이든 대통령이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하는 성명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실제 격상이 이뤄진다면 미국과 베트남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인 2013년 7월 ‘포괄적 동반자 관계’ 협정을 체결한 이후 10년 만에 밀착하게 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달 7~10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하루 일정으로 베트남을 찾는다.
베트남은 대외협력 관계를 포괄적 동반자 관계→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구분한다. 최고 수준인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은 건 한국, 중국, 러시아, 인도뿐이다. 미국이 전략적 협력 동반자를 건너뛰고 최고 수준의 파트너십을 맺는 셈이다. 바이든 정부가 먼저 외교 관계 격상을 제안하고 수개월간 설득 작업을 벌였다고 WP는 설명했다.
이는 중국 견제 강화 차원으로 풀이된다. 베트남은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를 접하고 있는 데다, 동남아시아의 대표적 친중국 국가인 캄보디아, 라오스와 국경을 접한다.
그간 미국은 베트남을 ‘내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애써왔다. 올해 4월에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수도 하노이를 찾아 응우옌푸쫑 공산당 총비서(서기장) 등 지도부를 만나 협력 강화를 논의했고, 7월에는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방문해 경제 지원 방침을 밝혔다. 이번에 바이든 대통령까지 방문해 외교·안보 관계까지 돈독하게 하겠다고 공개 선언하는 셈이다.
몸이 잔뜩 달아오른 미국과 달리 베트남은 조용하다. 베트남 언론들은 10일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 사실만 보도할 뿐, 별다른 언급은 내놓지 않고 있다. 미국이 준비한 '돈 보따리’와 중국 견제 수단 확보라는 '실리'가 반갑긴 하지만, 미국과 가까워질 경우 중국의 경제 보복을 당할 수 있어 표정관리에 나서는 모습이다. 중국은 베트남의 2위 수출국이자 1위 수입국이다.
미국과 베트남 관계가 최고 수준으로 격상되더라도, 강대국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대나무 외교’를 유지해온 베트남이 바로 중국에 등을 돌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이어진다. 스콧 마시엘 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는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베트남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만족하지만 그렇다고 중국에 대항하는 것은 아니다. 베트남은 매우 신중하게 관계를 조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에서도 베트남과의 밀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권을 비판하는 인사와 환경운동가들을 체포하고 탄압하는 베트남과 손을 맞잡는 게 바이든 정부의 ‘가치 기반 외교’와 상충된다는 게 이유다. WP는 사설에서 “어떤 통치 체제도 자국민의 권리와 존엄성을 파괴해선 안 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베트남 지도자들과 술잔을 맞부딪히기 전에 악화하는 인권 문제를 언급하고 변화를 촉구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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