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 화재 잔불 작업 중 '펑'... 폭발로 23명 중경상

부산 좌천동서 불... 점검하던 구청장 다쳐

1일 오후 화재로 인한 폭발사고가 발생한 부산 동구 한 목욕탕의 벽면 한쪽이 폭발로 뻥 뚫려 있다. 부산=연합뉴스

부산의 한 목욕탕에서 불이 난 뒤 진화 작업 도중 폭발이 일어나 소방관 등 2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1일 부산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40분쯤 부산 동구 좌천동 주택가의 한 목욕탕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들은 먼저 큰불을 잡은 뒤 잔불 진화 작업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갑자기 “펑” 하는 소리와 함께 폭발이 발생했다.

이 사고로 목욕탕 지하 출입구 쪽에서 진화 작업을 펼치던 소방관 2명이 얼굴에 2도, 팔과 다리 등에 1도 화상의 중상을 입었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근에 있던 소방관 8명은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

또 목욕탕 주변에 있던 경찰관 3명을 비롯해 동구청 직원과 시민 10명이 다쳤다. 이 가운데는 사고로 현장을 점검하러 온 김진홍 동구청장도 포함돼 병원 응급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해당 목욕탕은 일주일에 이틀 정도만 영업하는 곳으로, 이날은 영업하지 않아 손님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의 해당 건물은 전체가 목욕탕으로 당시 건물 4층에 주민이 있었지만, 대피했다.

폭발을 동반한 화재라, 인근 건물과 주택도 피해가 컸다. 목욕탕 건물 벽 한쪽이 뻥 뚫렸고, 크고 작은 파편들이 사방으로 튀었으며 건물 내부에서는 검은 연기가 끊임없이 피어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인근 주택 창문과 차량 파손은 물론, 구조물 일부가 떨어지는 피해도 발생했다. 한 주민은 "2번이나 '꽝' 하는 소리가 나면서 건물이 흔들릴 정도였다"고 전했다.

소방당국은 폭발이 목욕탕 지하 1층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화재 발생 당시 연료탱크가 있는 건물 지하 1층에서 폭발음이 나면서 불이 났다"는 업주의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화재 발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부산= 권경훈 기자 werther@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