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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미래차의 속을 훤히 보여준다…전장(電裝)의 격전장 된 뮌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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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차의 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무대가 독일 뮌헨에서 펼쳐졌다. 1897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로 시작돼 세계 5대 모터쇼로 자리매김한 IAA(Internationale Automobil-Ausstellung)모빌리티가 뮌헨으로 옮긴 이후 2021년에 이어 두 번째로 열렸다. 이 자리에는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등 독일 완성차 업체는 물론 테슬라, 르노, 그리고 중국 전기차업체 BYD 등이 멋진 차와 다채로운 기술로 실력을 뽐낸다.
4일(현지시간) 미디어 데이를 시작으로 본격 막이 오른 'IAA 모빌리티 2023'에서는 진귀한 신차의 성능과 기술력만큼이나 자율주행 시대에 빛날 전장(電裝·차량 내 전자장비) 기술력 대결에 관심이 쏠려 있다. 콘티넨탈과 보쉬 등 세계 정상급 부품업체들이 미래차의 속을 채울 다양한 신기술을 선보이고 현대차·기아가 빠진 자리를 현대차그룹 내 대표 부품 기업인 현대모비스가 메워 전장 등 양산 제품들을 내놓았다. 우리나라 대표 전자 기업인 LG전자와 삼성전자도 이번 전장의 격전장에 뛰어들었다.
IAA 모빌리티 2023은 앞서 베를린에서 먼저 열린 유럽 최대 가전 박람회 'IFA 2023'에 견줄 만큼 차량 실내 기기와 소프트웨어의 향연장이 됐다.
①타이어와 브레이크, 엔진 부품 판매로 150년 동안 성장해 온 콘티넨탈은 뮌헨에서 '미래 모빌리티 실현의 시작'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소프트웨어에 바탕을 둔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을 알렸다.
콘티넨탈은 이번 행사에서 △'스마트 콕핏(운전석)' 구현을 위한 차량용 고성능컴퓨터(HPC) △미래의 브레이크 시스템 △자율주행 모빌리티의 내부 공간 △도로 주행 에너지 효율성을 높인 새로운 콘셉트 타이어를 종합적으로 선보였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넘나드는 자율주행 시대에 활용될 기술로 회사의 새로운 정체성을 이번 행사를 통해 드러내겠다는 얘기다.
콘티넨탈의 차량용 HPC는 운전석에 최첨단 인포테인먼트와 클러스터, 그리고 한층 진화한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통합한 것이 특징이다. 콘티넨탈 관계자는 "콘티넨탈은 파트너사와 함께 시연 차량을 사용해 스마트 콕핏 HPC가 어떻게 최소 비용으로 짧은 시간 동안 미래의 모빌리티를 실현할 수 있는지 선보였다"고 했다.
브레이크와 타이어 등 기존 사업 영역에서도 진보된 친환경 기술들을 뽐냈다. 전자 기계식으로 작동하는 리어액슬(차량의 뒤편 차축) 브레이크를 선보여 브레이크 오일 사용량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길을 제시했다. 더불어 최대 65%의 재활용 및 매스 밸런스 인증 소재를 써서 높은 수준의 지속 가능한 재료와 최대의 안전성을 결합한 타이어 '울트라컨택트 NXT'를 처음 공개했다.
②자동차 부품사 보쉬도 '독립형 비디오 인식 소프트웨어'를 내놓으면서 정보기술(IT) 기업으로 크게 한 발 내딛는다. 소프트웨어가 들어 있는 새로운 지능형 센서들을 꾸준히 개발해 온 보쉬는 이번 무대에서 레이더 및 초음파 옵션들 말고도 비디오 기반 센서들을 통해 운전자 보조 및 자율주행 상태에서 좀 더 쉽게 주변 환경을 감지할 수 있게 돕는 기능을 선보였다. 이 기술을 통해 자율주행은 물론 자동 주차 기능도 크게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③우리나라 대표 자동차 부품사인 현대모비스는 2021년에 이어 두 번째로 IAA 무대에 등장, 전동화와 전장 등 양산 가능한 신기술 20여 종을 펼쳐 놓았다. 이 회사는 전시 부스에 기아의 플래그십 전기차 EV9을 전시하고 여기에 들어 있는 자신의 전동화 핵심 기술을 관람객에게 소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차세대 전동화 플랫폼으로 꼽히는 e-CCPM도 전시됐다. e-CCPM은 크기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알루미늄 프레임에 배터리 시스템, PE시스템 등 전동화 핵심 기술을 접목한 기술이다.
완성차 업체들의 신기술도 주목할 만하다. ④BMW는 브랜드의 비전을 담은 콘셉트카와 신규 전기화 모델, 미니(MINI) 브랜드 및 BMW 모토라드 브랜드의 새로운 순수전기 모델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⑤폭스바겐은 누구나 참여 가능한 체험형 전시 공간을 마련하고 내년 1분기 출시 예정인 중형 왜건 차량 '파사트'의 새 모델을 처음 선보였다. ⑥지난해 파리모터쇼에서 국제무대에 데뷔한 BYD는 이번 행사에서 중형 전기 세단 '씰'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버전인 '씰U'를 유럽 시장에 처음 내놓았다.
차량 전장 사업을 강화하는 삼성과 LG그룹도 올해 행사를 통해 처음 IAA 무대에 섰다. 특히 전장 시장 공략에 나서는 ⑦삼성전자와 ⑧LG전자는 그동안 IFA 무대에서 맞붙어 왔지만 올해에는 IFA가 채 끝나기도 전인 5일 뮌헨에서 열리는 모빌리티쇼 무대로 향했다.
이들이 IAA 무대에 선 건 전자제품 및 부품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지만 전장 시장만큼은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레티지애널리틱스는 올해 세계 전장 부품 시장 규모가 총 1,810억 달러로 스마트폰 부품 시장을 추월할 것으로 내다봤다. 두 회사 역시 IAA 기간 동안 폭스바겐과 다임러, BMW 등 유럽 내 주요 완성차 고객사와 사업 협력을 논의한다.
삼성은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을 비롯해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가 행사장에 전시장을 꾸렸다. 삼성전자는 그 동안 출시한 모바일용 D램(LPDDR)과 UFS(유니버설 플래시 스토리지) 등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와 자동차용 프로세서 '엑시노스 오토' 등을 소개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030년 이후 자동차가 서버·모바일과 함께 3대 반도체 응용처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품질과 안전 측면에 집중해 반도체 시장 성장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적용한 자동차 내 디스플레이를 전시한다. 지난달 한국디스플레이산업전시회에서 자동차 내부를 본뜬 '뉴 디지털 콕핏'으로 신형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보여줬다. 삼성SDI는 차량용 메모리 솔루션, 배터리 신기술을 소개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전시장 내에 부스를 차리지는 않지만 조주완 사장이 공식 개막에 앞서 전 세계 언론을 상대로 진행한 간담회에서 직접 회사 비전을 설명했다. '도로 위에서 라이프스 굿(LIfe's Good)'이라는 주제로 전장 사업의 미래 비전을 밝히고 차량 내 경험에 대한 구상과 LG전자의 모빌리티 생태계를 소개했다.
올해 전장사업부 창립 10주년을 맞은 LG전자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시스템 △전기차 파워트레인 △차량용 프리미엄 조명 등 사업에서 입지를 다졌으며 계열사 '하이비차저'를 통해 전기차 충전기 사업에도 진출했다. LG전자 관계자는 "혁신적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하는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의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이자 공급업체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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