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에 한 명꼴'... 작년에만 프랑스 여성 118명, 남성한테 살해당했다

입력
2023.09.04 09:30
수정
2023.09.0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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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범은 남편·동거인"
경찰에 신고하고도 희생
말다툼·이별 거부가 이유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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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프랑스에서 사흘에 한 명꼴로 여성이 남편이나 동거인 등 남성에 의해 살해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3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은 내무부가 발표한 '커플 내 폭력 사망' 통계를 인용해 2022년 한 해 동안 총 118명의 여성이 남편이나 전 남편, 동거인 등에게 살해당했다고 보도했다. 2021년보다 4명이 줄어든 수치다. 하지만 이전보다 피해자 수가 현저히 줄어든 2020년에 비해선 16명 늘어난 결과라고 르파리지앵은 전했다.

가해자는 30세∼49세의 프랑스 국적 남성으로, 범행 당시 무직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들은 희생자를 상대로 정신적 폭력이나 성폭력을 가한 경우도 많았다.

피해 여성(118명) 중 37명은 사망 전 이미 배우자나 동거인으로부터 폭력을 당한 적이 있었다. 이 중 24명은 당시 경찰에 신고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16명은 고소장까지 냈지만, 끝내 목숨을 잃었다.

안-세실 마일페 여성재단 회장은 "이는 수많은 여성 희생자를 구할 수 있었다는 점을 보여 준다"며 "여성들이 가장 위험에 처하는 순간은 경찰서를 나설 때"라고 말했다. 범죄 대부분은 피해자 또는 가해자의 집에서 이뤄졌다.

폭력의 주요 원인으로는 말다툼이나 이별 거부 등이 꼽혔다. 여성 인권 전문 변호사인 안 부이용은 "이별은 여성에게 매우 위험한 순간"이라며 "남성들은 상대방이 자유를 누리는 것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데, 이는 상대방을 소유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성 살해 특유의 메커니즘"이라고 짚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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