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 사건' 유족, 순직 신청... "업무강도 감당 가능 범위 넘어"

"혐의 인정과 순직은 필연적 관계 아냐"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사망 교사의 유족 측 법률대리인인 문유진 변호사가 31일 오전 강남구 강남서초교육지원청에 순직유족급여 청구서를 접수하기에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교사의 유족이 순직을 신청했다.

유족 측 법률대리인 문유진 변호사는 31일 "서울 강남서초교육지원청에 고인에 대한 '순직유족급여' 청구서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순직유족급여는 공무원이 공무상 부상 또는 질병으로 인해 숨졌을 때 지급되는 급여다.

문 변호사는 "고인이 맡은 문제 학생 지도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나이스) 업무는 일반 교사가 홀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나 있었다"며 "업무 스트레스가 극한에 이른 순간 '연필사건'이 발생해 학부모 항의가 지속되자 24세 사회 2년차 고인은 이를 감당할 수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수사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순직을 신청하는 이유에 대해선 "경찰 수사는 학부모들을 포함한 주변 관련인의 범죄혐의 여부를 찾는 형사적 절차라 순직 인정 여부와 필연적 관계에 있지 않다"며 "순직 인정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필사건은 사망한 교사가 담임을 맡았던 학급에서 한 학생이 본인의 가방을 연필로 찌르려는 상대 학생을 막으려다 이마에 상처를 입은 일이다. 유족 등은 A씨가 해당 사건 처리 과정에서 학부모의 거센 민원을 받아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남서초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공무원연금공단의 사실관계 확인 및 조사를 거쳐 인사혁신처에서 최종 심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다원 기자 da1@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