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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앞둔 유럽 최대 가전박람회, 최대 화두는 '지속가능성'

입력
2023.08.31 04:30
수정
2023.09.01 09:3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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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년 역사 'IFA 2023' 1일 베를린서 개막
기후변화에 전쟁까지, 에너지 소비 효율 가전의 핵심 과제로

IFA 2023이 개최될 독일 베를린의 전시장 메세 베를린 모습. IFA 제공

IFA 2023이 개최될 독일 베를린의 전시장 메세 베를린 모습. IFA 제공


국내외 가전 및 전자기기 기업들이 다음 달 1일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IFA 2023'을 위해 독일 베를린 전시장 '메세 베를린'으로 모여들고 있다. 1924년 처음 개최돼 올해 99주년을 맞는 IFA는 북미와 더불어 세계 최대 가전 소비시장인 유럽을 겨냥한 가전 전시 행사다. 당대 가전 및 전자기기 시장의 주요 관심사를 엿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가전업계에 따르면 올해 IFA의 최대 화두는 지속가능성이 될 전망이다. IFA 주최 측은 올해 처음 전시장에 '지속가능성 마을'이라는 공간을 따로 마련했다. IFA는 "첨단 기술 산업이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 3%를 차지하지만 혁신과 창조성을 앞세워 해법을 제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IFA는 에너지 소비 효율성을 높이고 수리와 재활용도 열심히 하는 등 전자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해답을 찾는다.

가전사들은 특히 유럽 시장에서 에너지를 얼마나 덜 쓸 수 있게 하느냐를 매우 중요하게 보고 있다. 유럽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에너지 효율성 규제에 적극적일 뿐 아니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화석 연료 가격이 치솟으면서 소비자들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GfK가 2022년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유럽 주요 5개국 소비자의 61%가 다음 세탁기를 선택할 때 에너지 효율성을 결정적 요소로 삼았다.

LG전자는 IFA에서 '넷 제로 하우스'를 주제로 전시장을 운영하고 고효율 가전을 집중적으로 알린다. 스웨덴의 일렉트로룩스는 에너지 소비 효율에 집중한 'AEG 에코라인' 라인업을 꺼낸다. 지난해 열린 IFA 2022에서도 환경을 주제로 전시장을 꾸민 독일의 밀레 또한 올해도 에너지 소비량을 낮춘 세탁기와 식기세척기 등을 전면에 내세운다.



LG전자가 IFA 2023 전시장에서 공개 예정인 고효율 에너지 기술 및 프리미엄 가전이 결합한 소형 모듈러 주택 '스마트코티지'의 콘셉트 디자인. LG전자 제공

LG전자가 IFA 2023 전시장에서 공개 예정인 고효율 에너지 기술 및 프리미엄 가전이 결합한 소형 모듈러 주택 '스마트코티지'의 콘셉트 디자인. LG전자 제공


독일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밀레는 퍼포먼스 시리즈 드럼세탁기가 유럽 에너지 효율 A등급 기준보다 10% 더 낮은 에너지 소비량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밀레코리아 제공

독일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밀레는 퍼포먼스 시리즈 드럼세탁기가 유럽 에너지 효율 A등급 기준보다 10% 더 낮은 에너지 소비량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밀레코리아 제공



"에너지 절약 위해서라도..." '진정한 스마트홈' 위한 표준 진전될까


삼성전자가 지난 28일 공개한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스마트싱스' 홍보 영상에서 주인공으로 출연한 축구선수 손흥민이TV로 가전을 제어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지난 28일 공개한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스마트싱스' 홍보 영상에서 주인공으로 출연한 축구선수 손흥민이TV로 가전을 제어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지난해 IFA를 통해 널리 소개된 '스마트홈 표준'이 올해 IFA에서 얼마나 진전을 이뤘을지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미국의 IT 전문매체 버지는 IFA 2023을 앞두고 "가장 효율적 에너지 소비를 달성하려면 모든 가전이 연결돼야 한다"면서 스마트홈 표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여러 기업들이 자체 스마트홈 플랫폼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까지 브랜드 장벽을 넘어 통합적으로 가전의 전력 소비를 관리할 수 있는 사례는 드물다. 국내 양대 생활가전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의 플랫폼인 '스마트싱스'와 'LG 씽큐'로 서로의 가전을 제어할 수 있게 준비 중인데 IFA에서도 이를 소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시와 동시에 진행되는 강연 및 토론회 'IFA 리더스 서밋'에서는 지속가능성 외에도 인공지능(AI), 로봇, 메타버스 등 화두가 된 새로운 시장 영역이 전자업계 전반에 미칠 영향을 논의한다. 올해 행사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연사는 크리스 밀러 터프츠대 플레처스쿨 교수다. 미중 갈등 등으로 촉발된 반도체 공급망 전쟁을 다룬 '칩 워'의 저자인 그가 IFA에도 초대된 것은 반도체 공급망 문제가 가전을 비롯한 전자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뜻한다.

IFA를 주최하는 메세 베를린과 독일가전통신전자협회(GFU)에 따르면 올해 IFA에는 48개국에서 2,059개 업체가 전시에 참여하며 144개국에서 온 18만 명이 전시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는 하이센스와 TCL 등 중국 제조업체가 대거 참여하는 것이 특징이다. 중국의 스마트폰 브랜드 아너의 조지 자오 최고경영자(CEO)는 1일 개막 기조연설을 맡는데 이 자리에서 새 폴더블 스마트폰 '매직 V2'를 공개할 것으로 전해졌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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