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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훈수 두는 전경련 고문... 혁신 의심 없게 물러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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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 고문이 그제 국민의힘 의원 연찬회 특강에서 “당이 대통령의 자유주의 국정철학을 체화하거나 대안을 내놓기보다 ‘윤심’을 따라가는 모습을 보인다”고 쓴소리를 했다. 정경유착을 근절하겠다며 전경련 개혁의 선봉에 서온 인물이 여당을 향해 훈수를 두고 나선 것이다. 그는 새로운 전경련 회장이 선임됐음에도 고문으로 남았다. 이러니 전경련 개혁의 진정성이 의심받는다.
김 고문은 지난해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 캠프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았고,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냈다. 강연 내용을 보면 그는 여전히 여당 원로 정치인이다. 이문열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 빗대, 정치적 이해를 앞세워 윤석열 대통령을 ‘독재자 엄석대’로 보이게 만들지 말라고 의원들을 엄중히 꾸짖는다. “대통령의 철학이나 국정운영 기조를 제대로 알고 이심전심으로 당과 대통령실이 혼연일체, 일심동체가 돼야 한다”고까지 주문한다.
그가 당 연찬회에서 여당 원로 자격으로 의원들에게 언급한 내용을 두고 이러쿵저러쿵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그는 정경유착 근절을 제1 과제로 전경련 개혁의 총대를 메고 6개월 한시 회장 직무대행 역할을 했다. 내달 정부 승인과 함께 새로운 이름으로 공식 출범할 한국경제인협회의 산파 역할을 한 것이다. “6개월 후엔 반드시 지휘봉을 내려놓겠다”더니 고문으로 다시 눌러앉았다. 그래놓고 당 연찬회에 버젓이 참석해 특강까지 하는 건 그 자체가 이율배반 아니겠는가.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정경유착 의심을 불러일으키는 인적 구성원은 전경련에서 다 물러나야 한다”고 그를 직격했다. 이번 연찬회 행보만 봐도 이 위원장의 지적이 틀리지 않다. 가뜩이나 새로운 한경협이 기존 전경련과 달라진 게 거의 없음에도 4대 그룹이 재가입에 나서는 것을 두고 곱지 않은 시선이 많다. 이제라도 그 스스로 고문 자리를 내려놓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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