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전 포인트는 엉망진창"...'오날오밤', 악뮤의 음악 세계로 [종합]

'더 시즌즈-악뮤의 오날오밤', 다음 달 1일 첫 방송

2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신관 공개홀에서는 KBS 뮤직 토크쇼 '더 시즌즈-악뮤의 오날오밤'(이하 '악뮤의 오날오밤')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뉴스1

"'더 시즌즈'는 올인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해요." (이찬혁)

'더 시즌즈'가 악뮤를 만났다. 박재범·잔나비 최정훈에 이어 세 번째 MC로 배턴을 이어 받은 이들은 '올인'을 외치며 당찬 출발을 알렸다. 과연 이들이 보여줄 음악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2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신관 공개홀에서는 KBS 뮤직 토크쇼 '더 시즌즈-악뮤의 오날오밤'(이하 '악뮤의 오날오밤')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새 MC를 맡은 악뮤 이찬혁·이수현과 하우스 밴드 정마에와 쿵치타치의 정동환(멜로망스), 연출을 맡은 박석형·이창수 PD가 참석했다.

KBS 심야 음악 프로그램 최초로 '연간 프로젝트'라는 색다른 방식을 도입한 '더 시즌즈'는 1대 MC 박재범, 2대 MC 잔나비 최정훈에 이어 3대 MC로 악뮤를 발탁하며 화제를 모았다.

악뮤는 KBS 심야 음악 프로그램 사상 최초의 2MC이자 최연소 MC로 '더 시즌즈'에 활력과 트렌디한 매력을 더할 예정이다. 특히 악뮤는 그간 독보적인 음악적 색깔과 역량, 폭넓은 스펙트럼을 입증하며 대중적 인기를 모아온 바, 이들이 보여줄 음악 토크에 기대가 모인다.

"악뮤 섭외, 파격 필요했다"

이날 제작진은 '오날오밤'의 중심이 될 악뮤의 섭외 비하인드를 밝혔다. 박 PD는 "시즌제를 처음 기획할 때도 악뮤라는 뮤지션을 MC로 생각했었다"라며 "저희 프로그램이 벌써 세 번째 시즌을 맞은 만큼 그에 걸맞는 파격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여기에 가장 적합한 뮤지션이 악뮤라고 생각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박 PD는 "국내 가요계를 통틀어서 유일하게 둘이지만 하나 같은 느낌을 줄 수 있는 뮤지션이라고 생각했고, 두 사람이 살아오면서 계속 다져온 케미와 믿음이 있기 때문에 우리 프로그램에서 그 부분을 잘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라고 악뮤를 새 MC로 섭외한 이유를 밝혔다.

시즌제를 처음 기획할 때부터 염두에 뒀지만, 세 번째 시즌에서야 악뮤가 MC로 나서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이에 대해 박 PD는 "초반 스타트 MC로 섭외하기에는 너무 파격적이었다. 그 동안 쭉 한 명의 MC가 이끌어왔던 프로그램이었고, 음악대에서 존경 받는 사람들이 MC를 해왔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박재범 최정훈이 MC를 맡아주면서 점차 (진행자의) 연령이 낮아졌다. 그래서 제안을 드렸는데 예상보다 빠른 시간에 출연을 결정해줘서 너무 놀랐고 고마웠다. 이번 시즌이 너무 기대된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스케치북'부터 '더 시즌즈'까지 지금껏 게스트로 올랐던 무대에서 MC를 맡게 된 악뮤의 소감 역시 남달랐다.

이찬혁은 "멋있게 진행이 계속 되어가는 걸 보면서 '우리도 언젠가 게스트가 아니라 호흡을 맞출 수 있는 날이 오겠다'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빨리 그런 날이 올 줄은 몰랐다. 재미있는 무대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된다"라는 MC 합류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수현은 "'더 시즌즈'가 시작했을 때부터 김치국을 마시면서 '과연 나에게 제안이 온다면 어떨까. 혼자 이끌어 갈 수 있을까'란 생각을 해봤는데, 이번에 악뮤로 제안을 받고 나서 '이건 무조건 해야겠다. 든든한 오빠도 있고, 오래 전부터 알던 분들도 함께 하시니 꼭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덧붙였다.

"팔리는 음악 아닌 필요한 음악 할 것"

앞선 두 시즌에서 박재범과 최정훈이 각자의 개성과 음악적 색깔을 살린 음악 토크를 선보여 온 만큼, 악뮤를 주축으로 한 '더 시즌즈-악뮤의 오날오밤'이 보여줄 차별점에도 기대가 모인다.

이에 대해 이찬혁은 "워낙 '스케치북' 시절에 많은 추억이 있고 너무 동경하던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우리가 '스케치북'이라는 프로그램의 명맥을 이어갈 수 있을까'란 그 다음 자리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다. 그런데 앞서 박재범 최정훈이 길을 잘 닦아준 것 같다. 굉장히 감사하고, 저희도 그걸 잘 이어 받아서 진행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각오를 먼저 밝혔다.

이어 그는 "물론 전통만큼 부담감을 가져야 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지만, 저희가 MC 중 '스케치북'에 대한 이해도는 가장 높다고 생각한다. 또 두 명이 하는 만큼 시너지가 나지 않을까 싶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이수현은 "아무래도 저희 둘의 성향이 굉장히 다르기 때문에 음악을 해석하는 취향도 다르다"라며 "그만큼 다른 아티스트 분들과 토크를 할 때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오빠처럼 진취적이고 독특한 아티스트가 나와도 충분히 저희가 잘 케어를 해드릴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찬혁이 꼽은 '악뮤의 오날오밤' 관전 포인트는 '엉망진창'이다. 그는 "저희가 MC를 맡는다고 했을 때 많은 분들이 정장을 갖춰입고 품격있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걸 원하시진 않을 것 같다. '저기서 왜 저렇게 하지?' 싶으면서도 잘 풀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 PD는 "앞으로 매 회가 새 시즌처럼 다채롭지 않을까 싶다. 오늘 방송과 다음 방송이 또 다를 것 같아서 우리는 힘들겠지만 보시는 분들은 마치 옴니버스 영화를 보는 듯이 재미있으실 것 같아 기대가 된다"라며 "늘 그래왔듯이 저희는 팔리는 음악이 아닌 필요한 음악을 하는, 공영 방송의 가치를 살리는 프로그램을 하겠다"라고 '더 시즌즈-악뮤의 오날오밤'만의 매력을 자부했다.

'악뮤의 오날오밤'은 다음 달 1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