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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인재학부를 세종에 신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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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잼버리 대회에 분노를 느끼지 않았다면 우리나라 사람이 아닐 것이다. 대형 국제대회를 유치하는 것이 '정치'의 일이라면, 이를 성공적으로 치러내는 것은 '행정'의 일이다. 여야가 서로 책임을 넘기기 바쁘지만, 사실 정치의 문제가 아니다.
새털같이 많은 날에 화장실, 배수 등 유치원생도 알 수 있는 문제에 그 누구도 대비하지 못했다. 조직위원회의 공무원은 물론이고 중앙부처, 전북도, 부안군 공무원 중 아무도 문제제기를 안 했고, 양심선언이라도 해서 미리 경고한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잼버리 대회가 이런 정책 실패의 끝이길 바랄 뿐이다. 앞으로 행정이 풀어야 할 숙제는 더 어렵고 복잡해질 것이기에 더 걱정이다. 그만큼 행정이 스마트해져야 한다. 공무원들은, 참새와는 달리 한층 높게 나는 독소리와 같이 세상을 높고 넓게 보며, 개인 이익을 희생해서라도 공공을 생각하는 높은 철학과 엄격한 윤리성을 갖춘 인재여야 한다.
일찍이 리콴유는 가난한 어촌에 싱가포르를 세우면서 외국 자본이 몰려드는 나라, 경제가 훨훨 나는 시장중심 나라를 만들기 위해 유독 훌륭한 공무원을 뽑으려 신경을 썼다. 우수한 대학생들을 공무원으로 유치하기 위해 높은 보수를 주고, 대신 엄격한 윤리라는 족쇄를 채웠다. 국민의 20%가 1,500달러 이하의 소득계층일 때, 고위관료가 처음 받는 연봉은 대기업 수준이었다. 공무원의 성과급도 GNP 성장률에 맞춰 올라갔다.
요즘 공직사회에 노란불이 켜졌다. 공무원 시험 경쟁률이 줄고 있고, 공직에 갓 들어온 젊은이들이 조기 퇴직하는 일이 점점 많아졌다. 공직의 꽃이라는 중앙부처 과장급 공무원도 하나둘 정부를 떠나 민간으로 가고 있다. 정년 전에 자발적으로 퇴직하는 의원면직 비율이 2017년 49.9%였는데, 2021년 조사에서는 57.3%로 7.4%p 증가하였다. 이런 상황변화는 공무원들의 질 저하를 가져올 것이고, 그만큼 정부경쟁력은 떨어질 것이다.
따라서 그동안의 공무원 시험부터 확 고쳐야 한다. 현 공직시험은 마치 대입과 같다. 구름 떼같이 몰려드는 지원자를 어떻게 하면 떨어내느냐는 관점에서 설계되었다. 그러나 인구도 줄고, 공직의 매력은 떨어져 가니, 유능한 젊은이들을 입도선매하는 방식으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때가 됐다.
새로운 비전을 가진 국가적 인재를 키울 최적 교육지는 세종시이다. 이미 대학원 수준의 교육과정 개설준비는 하고 있으나, 이는 이미 관료가 된 사람들에 대한 재교육 과정에 불과하다. 국가의 새로운 인재는 마치 삼성에서 반도체 인재를 주요 학부에서부터 기르듯이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세종시는 관료들이 사는 행정타운이기 때문에 이미 아이들이 보고 듣는 것도 정부와 관련된 분위기이다. 한국 행정을 배우려는 외국인 학생들도 유치해야 한다. 무엇보다 세종시의 대학 교육은 그 방법이 확 바뀌어야 한다. 젊은 대학생들이 서울에서 교과서만 읽고 강의만 들어서는 안 된다. 세종시에서 견학, 실습, 인턴 등으로 4년 동안 국가의 미래를 고민하고, 행정의 실제를 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 학부부터 국가의 미래를 꿈꾸는 이른바 관학협력 교육이 필요하다. 국립 서울대의 임무 중 하나는 국가를 이끌 인재를 기르는 것이다. 지방소멸 시대에 서울대 국가인재학부를 세종시에 신설하는 것은 상징적, 실제적 의미가 그만큼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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