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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심청이처럼 구속 심사 당당히 임해야"… 친명계는 "부결"

입력
2023.08.28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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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국회 대비 의원 워크숍 개최
설훈 "이, 심청이처럼 몸 던져야"
양경숙 "검찰 정치적 의도로 수사"

28일 강원 원주 오크밸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이재명(왼쪽부터)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가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강원 원주 오크밸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이재명(왼쪽부터)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가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 워크숍의 화두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였다. 검찰 수사에 따라 이 대표 체포동의안을 놓고 국회 표결이 언제든 진행될 수 있는 만큼 민감한 이슈다. 이에 비이재명(비명)계는 불체포특권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친이재명(친명)계는 당론으로 부결해야 한다고 맞섰다.

비명계 설훈 의원은 워크숍 자유토론에서 '심청론'을 꺼내 들었다. 설 의원은 "(이 대표가) 심청이처럼 몸을 던져 당당하게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한다. 전래동화 속 심청이 아버지를 위해 인당수에 몸을 던진 것처럼, 이 대표도 체포동의안 표결 가결을 자청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당당하게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워크숍 브리핑에서 "이 대표가 지난번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때 말했던 취지대로 단호하고 당당한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친명계는 반박에 나섰다. 양경숙 의원은 "지금 검찰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수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 대표 개인에 대한 수사로 볼 게 아니라 우리 당에 대한 정치적 시도로 좀 더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이 똘똘 뭉쳐야 한다"는 양 의원 발언이 행사장 밖으로 새어 나오기도 했다. 한 의원은 "양 의원이 '의원들이 결정할 게 아니라 당 중앙위원회와 당원 투표 등을 통해 당론으로 부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양측은 더 이상의 공격은 서로 자제했다. 비명계 의원들은 정기국회를 앞두고 열린 의원 워크숍에서 당 지도부에 대한 비판 발언을 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취지로 말했다. 한 비명계 의원은 "분위기가 싸울 분위기는 아닌 거 같다. 일단 계획이 그리 짜여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비명계 의원들의 불만이 잦아든 것은 아니었다. 이들은 행사장 밖에 모여 이 대표에 대한 불만을 서로 내비쳤다. 이날 이 대표 취임 1주년을 맞아 기념 케이크가 워크숍 행사장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며 볼멘소리를 하는 의원도 있었다.

당초 혁신안이 논의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워크숍에선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김 원내대변인은 "지난 의원총회 때 의견이 많이 나와서 더 이상 여기서 얘기하는 게 별 의미가 없지 않느냐는 얘기가 있다"며 "혁신안 반영을 위한 당헌·당규 수정은 여기서 얘기할 건 아니라는 인식이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총선 전략에 대한 설명도 오갔다. 한병도 전략기획위원장은 당을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이 이미지 하락의 원인이라는 자체 평가 결과를 의원들과 공유했다. 한 위원장은 유능한 야당의 면모를 부각하는 동시에, 주요 현안에 대해 현재와 같은 공세적 스탠스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한울 한국리서치 전문위원은 발제에서 "정치 이슈로는 중도층의 마음을 살 수 없다"며 엇갈린 의견을 제시했다.

이 대표는 워크숍 모두발언에서 "국민들은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에 압도적인 다수 의석을 안겼다"며 "우리가 국민 기대에 충실히 부응했는지 되돌아보면 아쉬운 부분이 많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큰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 자신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 등 각종 악재로 당 지지율이 고전을 면치 못하자 소속 의원들 앞에서 사과의 의미를 전한 것이다.

원주= 김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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