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수출통제 정보 교환 합의"... 미중 상무장관 회담 경제관계 정상화 물꼬

입력
2023.08.28 18:00
수정
2023.08.28 23:43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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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중 러몬도 장관, 중 왕원타오 상무부장 만나
미중 무역 현안 다룰 실무그룹 출범도 발표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 일행(오른쪽)이 28일 중국 베이징에서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 등과 회의를 하고 있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 일행(오른쪽)이 28일 중국 베이징에서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 등과 회의를 하고 있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중국을 방문 중인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이 중국과 수출통제 시행에 관한 정보 교환과 무역(상업) 문제를 다룰 새 실무그룹 구성에 합의했다. 미국 상무장관이 중국을 찾은 것은 7년 만이다.

방중 이틀째인 러몬도 장관은 28일 베이징에서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을 만났다. 회담 이후 미 상무부는 수출 통제에 관한 정보 교환 개시 합의를 발표했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중국에 대해 첨단 반도체 장비 및 기술 수출통제를 시행 중이다. 중국도 미국을 겨냥해 희귀광물 수출통제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양국의 경제전쟁 수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번 합의는 갈등을 완화하는 단초가 될 전망이다.

미 상무부는 수출통제 정보 교환이 미국 안보정책의 오해를 줄이는 플랫폼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첫 회의는 29일 중국 상무부에서 양국 차관보급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양국은 또 무역 문제를 다룰 실무그룹 출범에도 합의했다. 여기에는 양국 정부 관계자는 물론 민간 부문 대표도 참여한다. 양국은 무역 관련 장관급 회담을 매년 갖고, 차관급 실무 그룹 회의를 연간 두 차례 개최하기로 했다. 첫 회의는 내년 초 미국에서 열기로 의견을 모았다.

상무부는 또 미중 양국이 주제별 전문가들을 소집, 기업 기밀과 영업 비밀 보호를 증진하는 방안에 관해 기술적 토의를 하는 데도 합의했다고 전했다. 러몬도 장관은 이날 중국의 표적이 된 미국 반도체 제조사 인텔·마이크론에 대한 제재 조치를 포함한 미국의 우려를 왕 부장에게 전했고, 중국이 이달 들어 시작한 희귀광물 갈륨·게르마늄 수출 통제에 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설명했다.

러몬도 장관은 회담에서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이 안정적인 경제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러몬도 장관은 특히 "미국은 건전한 경쟁을 추구하고 중국의 경제 발전을 방해할 의도가 없다"며 "우리는 강력한 중국 경제가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조 바이든 대통령도 이 점에 대해 여러 차례 분명히 밝혔다"고 소개했다.

이에 대해 왕 부장은 “중국과 미국의 경제관계 문제는 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도 중요하다”며 “미국과 중국 기업을 위해 더 유리한 정책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함께 노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이 28일 중국 베이징 상무부에서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과 회담하고 있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이 28일 중국 베이징 상무부에서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과 회담하고 있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앞서 미 상무부가 러몬도 장관의 방중 일정 발표 때 중국 기업과 단체 27곳을 ‘잠정적 수출 통제 대상’ 명단에서 제외하면서 양국 경제관계 해빙 가능성은 커졌다. 최근 미국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재닛 옐런 재무장관, 존 케리 대통령 기후특사 등 고위급 인사들을 연달아 중국에 보내 양국 간 갈등 해소에 힘써 오기도 했다.

다만 러몬도 장관의 방중 역시 지난달 옐런 장관 때처럼 양국 관계 안정 및 의사소통 채널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하는 선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러몬도 장관은 이번 일정을 앞두고 “동료들이 그랬듯, (미국의) 국가 안보 보호가 최우선임을 명확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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