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대는 미국 대선 '제3후보론'...바이든·트럼프 중에 누가 유리할까?

입력
2023.08.28 16:21
수정
2023.08.28 16:33
구독

미 정치단체, 맨친·호건 제3후보 검토
'바이든 나이·트럼프 기소' 약점 이유
당선 가능성 낮지만 바이든 표 잠식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모습. 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모습. AFP 연합뉴스


2024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제3 후보론이 계속 꿈틀대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ㆍ공화 양당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지만 두 사람의 약점 때문에 대안 후보가 출마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실제로 제3 후보가 출마한다면 스스로 당선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트럼프 대통령보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표를 당대적으로 더 많이 잠식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정치단체 ‘노 레이블스’ 공동대표 조 리버만 전 상원의원은 27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내년 4월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초당적인 (제3의) 후보 지명 행사를 열 것”이라며 “50개 주 모두에서 세 번째 후보가 투표용지에 오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했다.

노 레이블스 공동대표인 래리 호건 전 메릴랜드 주지사도 지난 20일 CNN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양당의) 후보가 된다면 노 레이블스가 대안 후보를 낼 가능성이 매우 높아질 것”이라며 “대부분의 유권자가 두 후보 누구도 선호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다른 후보를 제시할 의무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중도 성향 제3 후보 출마를 지지하는 여론을 바탕으로 한다. 실제로 지난 6월 미 NBC방송 여론조사에서 "2024년 대선이 바이든 대 트럼프의 재대결로 갈 경우 제3의 무소속 후보 지지를 고려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답변자의 44%가 "긍정적으로 고려한다"라고 응답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각각 81세와 77세로 고령인 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법 리스크까지 안고 있다.

제3 후보가 무소속으로 나설 경우 주요 경합주(스윙스테이트)를 중심으로 승패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부분의 경합주에서 오차범위 내 접전 중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경합주 중 한 곳인 미시간에서 진보적 신학자이자 흑인 사회운동가인 코넬 웨스트 녹색당 후보가 나서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리해진다는 에머슨대 여론조사 결과가 공개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한 2016년 대선 때도 질 스타인 녹색당 후보가 경합주 3곳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표를 잠식했다.

제3 후보로는 민주당 소속이지만 상원 본회의 투표에서는 공화당 지지를 오가면서 ‘캐스팅보터’ 역할을 했던 웨스트버지니아주 조 맨친 의원이나 한국 여성과 결혼해 '한국 사위'라 불리는 호건 전 주지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제3 후보 자체로는 당선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민주당 표를 분산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밋 롬니 공화당 상원의원은 “노 레이블스의 노력이 트럼프를 당선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