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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산' 가렸지만, 걱정의 흔적 남은 원산지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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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게엔 일본산 없어."
일본산 생선이 국내산으로 대부분 대체된 인천의 한 어시장은 25일 생선을 사러 온 시민들로 붐볐다. 일본의 오염수 해양 방류가 시작된 지 하루, 매출에 타격을 입을까 걱정했던 상인은 뜻밖의 성황에 어리둥절해하는 눈치였다.
시장을 둘러보니 일본산 생선 대신 국내산 생선을 들이며 가게마다 급하게 고쳐 쓴 원산지 표시들이 눈에 띄었다. 상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원산지를 고치고 가려 표기판을 완성했다. 한 상인은 '일본산'이라 쓴 글씨 위에 노란 테이프를 덧붙인 뒤 검정펜으로 '국내산'이라 썼다. 다른 상인은 일본산이었던 '도미'에 견출지를 붙이는 방식으로 판매 중단을 알렸다. 검은색 절연 테이프를 잘라 붙여 일본산 어종을 가린 상인도 있었다. 난잡해진 원산지 표기판에서 상인들의 복잡한 심경이 먼저 읽혔다.
상인들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일본산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커지며 판매 어종이 줄어 손님이 끊길 걱정을 토로했다. 시장 안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이모(49)씨는 "국내산 어종으로 판매 어종을 바꾸면서 소도미, 능성어 등 일본산 어종들은 이제 판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대체 수산물이 있는 경우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일본이 주 원산지인 가리비를 취급하는 상인은 일본산 표지를 그대로 걸어놓고 마치 죄인이나 된 것처럼 눈치 아닌 눈치를 봐야 했다.
24일부터 시작된 도쿄전력의 오염수 방류가 17일간 이어질 것으로 예고된 가운데 상인들 사이에서는 정부에 안전성 확인을 당부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젓갈을 판매하는 상인은 "어제오늘 잠깐 잘되는 건 좋긴 하지만 이후에 (방류가 더 되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게 문제"라며 우려를 표했다. 이어 "계속 사람들이 (수산물을) 먹게 하려면 진짜 안전한지 계속 확인하고 알리는 작업이 필요하다"라고 수산업계 유통 활성화를 위해서 정부 대처의 중요함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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