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커트의 수감자'로 변신한 배우 고현정

입력
2023.08.24 17:43
수정
2023.08.24 18:4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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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마스크걸' 1역 3인의 김모미 연기
"김모미 역할,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싶었다"

※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에 대한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돼 있습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에서 김모미 역을 연기한 배우 고현정은 24일 인터뷰에서 "김모미 역 제안이 왔을 때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생각했다"면서 "여러 배우가 함께 협력한 장르물이라는 점이 좋았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에서 김모미 역을 연기한 배우 고현정은 24일 인터뷰에서 "김모미 역 제안이 왔을 때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생각했다"면서 "여러 배우가 함께 협력한 장르물이라는 점이 좋았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제공

푸석한 얼굴, 생기 없는 눈빛.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에서 살인죄를 저질러 교도소에 수감된 김모미(고현정)는 삶의 의지조차 잃은 듯 보인다. 그런 그녀를 움직이게 한 것은 복수의 칼날을 갈고 김모미의 딸 김미모(신예서)에게 접근한 김경자(염혜란)의 협박 편지. 탈옥까지 감행한 뒤 딸 대신 김경자의 총알을 맞는 마지막 순간, 모미는 딸에게 아무 말도 건네지 않는다. 그저 한 번 살짝 미소 지을 뿐이다. "모미를 움직인 건 모성보단 딸에 대한 염치없고 미안한 감정 아닐까요." 24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고현정(52)은 그 순간에 느낀 감정을 이렇게 요약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에서 배우 고현정은 살인을 저지른 뒤 교도소에 수감된 김모미를 연기한다. 김모미는 교도소 안에서 한 통의 편지를 받은 뒤, 교도소를 탈출하려는 계획을 세운다.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에서 배우 고현정은 살인을 저지른 뒤 교도소에 수감된 김모미를 연기한다. 김모미는 교도소 안에서 한 통의 편지를 받은 뒤, 교도소를 탈출하려는 계획을 세운다. 넷플릭스 제공


원래 시나리오엔 모미가 딸에게 건네는 대사가 있었다. 이를 과감히 덜어내자는 건 고현정의 아이디어. 고현정은 "매체에서 표현되는 모성은 뜨겁고 아름다운, 일종의 클리셰가 있어서 표현할수록 구차해질 것 같았다"면서 "(모성이 뭔지 모르는) 모미라면 그 순간 딸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잘 몰랐을 거고, 그게 '마스크걸'에서 표현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모성 같았다"고 말했다. 사실 극중 모미는 엄마(문숙)에게 "예쁘다"는 말을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사랑받지 못한 아이다.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에서 김모미를 연기한 배우 고현정은 24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마스크걸'에서는 세 명이 연기하는 김모미 역할에 잘 녹아드는 게 목표였고, 만족한다"면서 "앞으로는 밝은 역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에서 김모미를 연기한 배우 고현정은 24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마스크걸'에서는 세 명이 연기하는 김모미 역할에 잘 녹아드는 게 목표였고, 만족한다"면서 "앞으로는 밝은 역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제공

데뷔 34년 차. 고현정은 MBC '선덕여왕'(2009)의 미실, '여왕의 교실'(2013)의 마여진 등 늘 한눈에 주목받는 캐릭터를 연기해 왔다. 그런 그녀에게도 3인(이한별·나나·고현정)이 한 역할을 함께 연기하는 김모미 역은 특별했다. 고현정은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항상 비슷한 역할만 해왔는데 이건 무조건 하자고 생각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고현정은 솔직한 성격으로도 늘 화제의 중심이었다. 고현정은 "센 이미지가 아예 왜곡된 건 아니고 나도 공범"이라거나 "칭찬도 받고 싶고 인기도 얻고 싶은데 개인사가 그걸 뛰어넘지 못해 '나는 뭐지' 싶을 때도 있다"며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런 그녀에게 '마스크걸'은 어떤 의미의 도전작. 앞으로 더 다양한 역할에 도전하고 싶은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마스크걸'은 세 명의 모미 속에 녹아드는 게 목표여서 만족하지만 앞으로 밝은 역도 해보고 싶어요. 더 나이 들기 전에 저를 작품에 많이 써주셨으면 좋겠네요. (웃음)"


이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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