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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 3개월은 쉬다 오란 거냐?"... 판사는 무슨 짓을 해도 해임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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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시간에 성매수를 한 판사에게 정직 3개월 징계 처분이 내려진 뒤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법관의 신분 보장을 위해 파면·해임 징계를 하지 않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성매수 같은 개인비리까지 신분 보장 대상이 되는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다.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국회 동의를 받아 취임하면 사법부 신뢰 회복 차원에서 법관 징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법관징계위원회는 전날 울산지법 이모(42) 판사에게 정직 3개월 징계를 내렸다. 이 판사는 6월 22일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애플리케이션(앱) 채팅을 통해 만난 여성에게 15만 원을 주고 성매매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를 두고 법원 안팎에서는 '푹 쉬라고 휴가를 준 거냐"는 조롱이 나올 만큼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김학자 여성변호사회 회장은 "고도의 도덕성이 요구되는 법관이 성매매를 저질렀는데, 민·형사를 가리지 않고 판사로서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3개월은 본인의 잘못을 돌아보고 반성하기엔 너무나 짧은 시간"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대법원 측은 이 징계가 가볍지 않다는 입장이다. 앞서 2016년 성매매를 한 부장판사에게는 감봉 3개월 징계가 나왔던 전례가 있다.
징계 결정과정에서 "성매매는 법관연수 종료 후 귀가 중에 발생했으므로 정당한 사유 없이 근무지를 이탈한 경우가 아니다"고 참작한 점도 논란이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이 판사의 성매매 시점은 공식 일정표 상으론 원외 연수(박물관 관람)를 하는 시간이었다. 법관징계위원회는 그러나 "원외연수는 자율적으로 관람하고 귀가하는 구조"라는 사법연수원 해명을 고스란히 받아들였다. 이에 대해 노동법 전문 김남석 변호사는 "공식 일정표가 있었기 때문에 근무시간 도중 성매매는 맞고, 근무지 이탈에 해당할 여지도 있어 보인다"고 반박했다.
일각에선 성범죄 법관에 대한 징계 수위를 높여 해임할 수 있도록 법률을 바꾸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행 헌법은 탄핵 또는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 받지 않으면 법관을 파면하지 못한고 규정하고 있다. 또 현행 법관징계법상 징계의 종류는 정직, 감봉, 견책 등 세 가지가 전부다. 이에 비해 검사징계법상 검사에겐 해임, 면직, 정직, 감봉, 견책 징계가 가능하다. 이를 보면 법관징계법만 바꾸면 적어도 면직에 해당하는 징계 정도는 추가할 여지가 있는 것이다.
또한 헌법상 법관의 신분 보장 규정은 '법원과 재판의 독립'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지 재판과 무관한 '개인 비위'까지 감싸려는 취지가 아니기 때문에, 성범죄 법관 등에 대해 징계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설득력이 있다. 성폭력 피해자를 다수 대리한 이은의 변호사는 "성매매 등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경우 해임하지 못한다면 구조적인 '솜방망이 징계'가 재현될 수밖에 없다"며 "법원이 개혁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여기에 대해선 "판사 해임을 허용하는 순간 정치적으로 악용돼 사법부 독립이 크게 훼손될 가능성이 크다"(김한규 전 서울변호사회장)는 해임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결국 이 법관 징계 강화 문제는 김명수 대법원장의 뒤를 이을 차기 사법부 수장이 가부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사법 신뢰 제고를 일성으로 내세운 만큼 성범죄 법관에 대한 징계 수위를 높여야 한다"면서 "사법 신뢰 회복은 어쩌면 성범죄 법관 징계 강화 같은 부분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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