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프리고진 사망 소식에 "놀랍지 않다"... 푸틴 배후 가능성 시사

입력
2023.08.24 07:44
수정
2023.08.24 16:38
구독

휴가 중 보고받아... 과거 '독살' 가능성 언급 주목
"러시아서 푸틴이 배후에 없는 일 없어" 발언도
미, 차분한 반응... "자체 판단 위해 정보 검토 중"

지난 6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기념품 가게에서 판매됐던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과 민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기니 프리고진(왼쪽)의 얼굴을 본떠 만든 가면. 상트페테르부르크=AP 연합뉴스

지난 6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기념품 가게에서 판매됐던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과 민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기니 프리고진(왼쪽)의 얼굴을 본떠 만든 가면. 상트페테르부르크=AP 연합뉴스

러시아 민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기니 프리고진이 개인 전용기 추락으로 사망했다는 보도에 대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놀랍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실이라면 배후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있을 수 있다는 발언도 남겼다.

23일(현지시간) 미 CNN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휴가차 네바다주(州) 타호 호수에 머물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에서 발생한 비행기 추락 사고 소식을 보고받았으며, 이와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그는 기자들에게 "이전에 내가 한 말을 기억할지 모르겠다. 난 '내가 (프리고진이라면) 무엇을 탈지 조심할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사실 관계는) 모르지만, 난 놀랍지 않다"고 덧붙였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바그너 무장반란 사태와 관련, 기자들과의 대화에서 "내가 프리고진이라면 먹는 걸 조심할 것이다. 메뉴를 예의주시하겠다. 농담일 수도 있지만 누가 알겠나"라고 밝힌 바 있다. 프리고진에 대한 독살 시도 가능성을 짚은 것이다.

이날도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연루를 암시하는 언급을 내놨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배후인가'라는 질문에 "러시아에서 푸틴이 배후에 있지 않은 일은 별로 일어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나는 정답을 알 만큼, 충분히 알지는 못한다"고 부연했다. 에이드리언 왓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도 트위터에 "우리도 보도를 봤다"며 "만약 (프리고진의 죽음이 사실로) 확인돼도 누구도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적었다. '이미 예상했던 일'이라는 취지로 차분한 반응을 보인 셈이다.

미 국방부는 비행기 추락이나 프리고진의 탑승 여부 등에 대한 공식 언급을 거부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판단하기 위해 정보를 검토하는 중"이라고만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6월 말 바그너 반란 사태 직후, 러시아 정부 측에 "미국과는 무관한 일"이라는 메시지를 여러 차례 전달했다. '미국은 일절 개입하지 않았고, 해당 사태는 러시아 국내 문제'라며 직접적 발언을 최대한 자제하는 게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이었다.

조아름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