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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만나러 가는 길에... 이균용 "무너진 사법 신뢰" 언급

입력
2023.08.23 16:41
수정
2023.08.23 17:46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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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인근 사무실 꾸리고 청문회 준비
"신뢰·권위 회복해 자유·권리에 봉사할 것"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김명수 대법원장과 면담을 위해 2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들어서며 미소짓고 있다. 뉴시스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김명수 대법원장과 면담을 위해 2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들어서며 미소짓고 있다. 뉴시스

이균용 신임 대법원장 후보자가 대법원 청사 밖에 사무실을 꾸리고 본격적인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 절차에 돌입했다. 이 후보자는 김명수 대법원장과의 대면을 앞두고 기자들을 만나 "무너진 사법 신뢰를 회복하겠다"며 사법부 개혁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

이 후보자는 23일 대법원 청사에서 김 대법원장을 면담하러 가는 길에 취재진을 만나 "무너진 사법 신뢰와 재판의 권위를 회복해 자유와 권리에 봉사할 것"이라며 "국민의 기대와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바람직한 법원이 무엇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성찰하겠다"고 지명 소감을 밝혔다. 다만 "아직 후보자에 불과하고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의 청문과정과 인준동의 절차가 남아있기 때문에 더 이상 말씀드리는 것은 주제넘은 말"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는 윤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선 "친한 친구의 친구"라며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대통령과의 친분 때문에 지명됐다는 얘기가 있다'는 질문에 이 후보자는 "당시 서울대 법과대학 160명 중 고시공부하는 사람은 몇 안 됐기 때문에 그냥 아는 정도이지 직접적 관계라고 보기 어렵다"며 "그에 대해 따로 제가 드릴 말씀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신임 대법원장 후보자는 관례상 지명 직후 현직 대법원장을 예방해 면담한다. 김 대법원장을 만나기 직전임에도 이 후보자가 '사법부 신뢰 붕괴'를 언급하며 '김명수 사법부'에 대한 비판을 주저하지 않은 것이다. 앞서 그는 지난해 대전고법원장 취임사에서 "사법 신뢰가 나락으로 떨어지고 법원이 조롱거리로 전락했다"며 현재의 사법부 상황을 개탄하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법원행정처 산하 사법발전재단에서 관리하는 대법원 청사 인근 사무실로 이동해 인력이 꾸려지는 대로 청문회를 준비할 예정이다. 교수 출신인 권영준 대법관이나 김선수 대법관도 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같은 사무실을 이용했다. 이 후보자는 현재 모친상 경조 휴가를 낸 상태다.

대법원장은 국회의 동의를 받아 대통령이 임명하기 때문에, 여소야대의 현 상황에선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후보자 지명 직후 "보수적 정치 성향에 대해 우려할 만한 판결들이 있다"는 반응을 냈지만, 현재까지는 강하게 반대하는 기류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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