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윤 대통령 배려해 오염수 방류 미뤘다”...일본 언론이 전한 뒷얘기

"윤 대통령, 국내 비판에도 방류 이해해
8월 중순서 한미일 정상회의 이후로 늦춰"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8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 공식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캠프 데이비드=사진공동취재단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명 ‘처리수’) 방류 개시일을 24일로 정한 데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배려가 작용했다고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이 23일 보도했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일본은 9월 1일부터 후쿠시마현의 연안 저인망 어업이 시작되는 점을 감안해 8월 방류를 결정했다. 본격 조업에 들어가기 전에 방류를 시작하고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해 일본산 수산물의 안전성을 홍보하고 수산물 기피 현상을 막으려 했다는 것이다.

날짜를 결정하는 과정에선 한국 사정이 감안됐다. 일본 오봉 명절 연휴(13~16일) 직후에 방류를 개시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한미일 정상회의가 미국에서 18일(현지시간) 열린 게 변수였다. "정상회의와 방류 시기가 겹치면 윤 대통령이 한국에서 더 큰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일본 정부 관계자는 말했다. 이에 방류 시기를 8월 하순으로 늦췄다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국내에서 비판을 받으면서도 사실상 방류를 지지한 윤 대통령과의 관계를 고려해 한미일 정상회의가 끝난 이후로 처리수 방출을 연기해야 한다고 정부가 판단했다”고 전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pariscom@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