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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햄스터도 수술을 한다? 볼주머니에 염증이 생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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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안녕하세요, 2세 암컷 펄햄스터 롱롱이를 기르고 있습니다. 롱롱이에게는 햄스터용 사료와 해바라기씨 그리고 고구마나 당근 같은 채소를 가끔 먹이고 있습니다. 다른 햄스터들은 그 자리에서 음식을 씹어먹는데, 롱롱이는 항상 볼주머니에 음식을 가득 터질 때까지 넣고 저장하는 버릇이 있어요. 문제는 최근 볼주머니에 쌀알 정도로 작은 크기의 하얗거나 노란 염증(농)이 생겼다는 겁니다. 이 염증 때문에 최근에는 음식도 많이 못 먹고, 살이 빠지는 것 같아요. 사실 병원에서는 이 농을 수술로 제거할 수 있다는데, 손바닥만큼 작은 체구의 롱롱이를 마취하고 수술하는 게 맞는지 고민이에요. 염증이 계속 심해지는 것도 걱정입니다. 볼주머니 염증은 도대체 왜 생긴 걸까요? 어떻게 관리하는 게 최선일지 도와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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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안녕하세요. 2010년부터 13년째 특수동물(exotic animal) 진료를 전문적으로 보고 있는 아크리스동물의료센터 대표 원장 박천식 수의사입니다. 지난 토끼 사연에 이어 이번엔 햄스터 사연이네요. 작은 체구의 햄스터가 아프면 더 속상할 텐데요. 먼저 볼주머니에 생긴 염증을 이해하기 위해 햄스터의 습성부터 알아보겠습니다.
햄스터는 행동학적으로 강아지, 고양이와 다른 면이 많습니다. 전부 다 설명해 드리기는 어렵지만 대표적인 것들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감각 및 특성
햄스터는 야행성으로 땅 위 혹은 땅속에서 생활합니다. 시각이 많이 발달하지 않았지만, 청각이 상당히 발달되어 있죠. 또 땅의 진동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후각 역시 매우 발달해 환경이 바뀌는 것을 후각으로 인지합니다. 그래서 햄스터들이 종종 머리를 들고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는 경우를 볼 수 있죠.
두 번째, 볼주머니 저장
햄스터의 입술 옆부터 어깨 부분까지 양쪽으로 먹이 저장고가 있는데요. 이것을 볼주머니(cheel pouch)라고 합니다. 이 볼주머니에 먹이를 숨겨 자신이 편한 장소로 가서 꺼내 먹거나, 베딩(햄스터 보금자리에 까는 짚 등) 밑에 숨기기도 합니다.
또 볼주머니에 베딩이나 새끼를 넣어 옮기기도 하는데요. 이때 베딩에 섞여있는 분변을 볼주머니에 같이 물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볼주머니에 분변과 음식이 섞이거나, 상한 음식을 넣었다가 꺼내 먹을 경우 설사를 유발하기도 합니다. 햄스터 집은 약간의 습기가 있다면 쉽게 음식이 상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세 번째, 그루밍(Grooming)
햄스터는 스스로 몸을 다듬는 그루밍으로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때문에 특별한 목욕은 필요 없으나, 모래 목욕을 시켜주는 보호자들도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부드러운 솔을 이용하여 빗질해주기도 합니다.
그루밍은 얼굴부터 시작하는데요. 한쪽 또는 양쪽 발을 핥고 그다음에 발로 얼굴을 문지르는 세수를 합니다. 얼굴 그루밍이 끝나면 귀와 머리 뒷부분을 손질해 주는데요. 이 때는 잠깐씩 멈추면서 손질을 합니다. 이후 배와 옆구리, 꼬리 전체를 손질합니다. 만일 햄스터가 그루밍을 잘 안 하거나 피부가 지저분해 보인다면 환경 문제나 질병을 의심해야 합니다. 볼주머니 염증도 그루밍을 힘들게 할 수 있습니다.
햄스터의 대표적인 습성에 이어 본격적으로 햄스터 볼주머니를 알아보겠습니다. 몸집이 큰 골든 햄스터는 볼주머니에 최대 30g까지 저장이 가능합니다. 볼주머니에 먹이를 넣은 상태로 체중을 체크하면 정확한 측정이 어렵죠. 또 위협을 받거나 불안한 상황이 되면 평상시와 다르게 볼주머니의 음식을 빠르게 뱉어내고 다른 곳으로 숨으려는 행동을 보입니다.
볼주머니는 면역학적으로 특이한 점이 있는데요. 볼주머니에 림프구(면역 기능 관여 세포)가 존재하지 않아 감염 위험 없이 베딩이나 다른 물질을 몇 달 동안이나 보관할 수 있습니다.
또 만약 수유 중인 어미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어미는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볼주머니에 넣어 두기도 하며, 이때 잘못 물어서 새끼가 사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미 햄스터가 느낀 위협이 빨리 사라지지 않는다면 새끼가 주머니 안에서 질식사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볼주머니에 염증이 생기는 원인은 지저분한 베딩, 습한 환경에 의해 곰팡이나 세균에 감염돼 상한 먹이를 먹는 경우가 가장 대표적입니다. 또 나이가 들어 치아가 상하거나, 앞다리 관절이 퇴화해 볼주머니에 있는 음식을 스스로 꺼내 먹기 어려운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사연처럼 볼주머니 입구에 노랗게 원형으로 보이는 것은 볼주머니 염증이라고 진단하기는 어려운데요. 이 경우에는 병원에서 받은 소독약을 면봉에 묻혀서 소독하면 됩니다. 볼주머니 염증은 볼주머니에 있는 물질을 다 꺼내서 소독해야 하며, 치료를 위해 처방 약물을 먹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 일반적으로 얼굴의 한쪽 또는 양쪽에 크고 지속적인 부종이 있다면 볼주머니가 압박되어 문제가 생기기도 합니다. 이로 인해 치아 염증, 안면(얼굴) 종양, 안면부 피하 농양, 외이염(귓병) 등이 발생하죠. 이 경우에는 전신 마취를 해서 볼주머니를 노출시키고 조심스럽게 겸자(외과 처치 시 사용되는 가위 모양의 집게)를 이용해 내용물을 비운 후 물로 세척해 주거나 약물 치료를 병행하기도 합니다.
햄스터 볼주머니를 수술하는 경우는 위 설명대로 소독 및 약물 처치 등의 효과가 없을때나, 아래 사진처럼 자꾸 볼주머니가 튀어나서 보행에 지장을 줄 때 등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외과적으로 볼주머니를 적출하는 수술을 하게 됩니다. 물론 볼주머니 없이도 일상생활은 가능하지만, 음식을 저장해 이동하는 건 어렵습니다.
햄스터 볼주머니 염증를 자세히 알아봤는데요. 햄스터들은 체구가 작기에 질병이 생겨 하루이틀 잘 먹지 못하거나, 설사를 하면 다른 반려동물보다 탈수나 저영양증, 저혈당증이 빨리 나타나 위험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적절한 환경 유지와 환기, 2~3개월에 한 번 정도 주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건강 체크를 받아보시길 추천합니다. 또 나이가 1살이 넘어가면 많은 질병이 생길 수 있어, 주기적인 구충과 간단한 검진, 영양제 및 유산균제 급여로 더 건강하게 오래 잘 지내게 도와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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