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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수 환경오염 장기적… 국제소송 등 강력한 주권행사 필요"

입력
2023.08.23 10:00
수정
2023.08.23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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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법·해양법 전문가 인터뷰]
오염수 방류 시작돼도 국제법적 조치 가능
수산물 수입 제한 유지 위해선 강한 조치 필요

지난 22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동편 광장에서 열린 일본방사성오염수해양투기저지 공동행동 주최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투기 철회 촉구 긴급 항의행동에 참석한 한 회원이 바다는 일본의 핵 쓰레기통이 아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뉴스1

지난 22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동편 광장에서 열린 일본방사성오염수해양투기저지 공동행동 주최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투기 철회 촉구 긴급 항의행동에 참석한 한 회원이 바다는 일본의 핵 쓰레기통이 아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뉴스1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가 임박했지만 위험성에 대한 우려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돌이킬 수 없는 해양오염을 막으려면 방류는 절대 안 된다”며 국제법적 대응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문가들은 "방류를 피하기엔 늦었다"면서도 "장기간 이어질 환경피해를 막기 위해선 지금이라도 정부의 뚜렷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국제 해양환경법 전문가인 던컨 커리 변호사는 지난 22일 한국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지금이라도 한국 정부가 사안을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에 제소하고 잠정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는 인접국의 해양 환경을 오염시키는 유엔해양법협약 위반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ITLOS가 이를 받아들인다면 최종 판결 전까지 일종의 방류 금지 가처분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다만 당장 잠정조치를 요구한다 해도 결과가 나오는 데는 1~2개월이 걸린다. 당장 24일 방류 시작을 막긴 어렵겠지만 빠른 시일 내에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커리 변호사는 “오염수 방류가 30여 년간 계속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현시점에서 ITLOS 제소가 실익이 있을지는 해양법 전문가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이석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방류로 인한 실질적인 피해가 입증되지 않으면 일본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기가 어렵다”며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오염수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고 밝힌 현시점에서 국제사회의 입장은 일본 측 결정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최지현 제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IAEA의 평가가 방사선 영향평가에만 한정됐다는 점을 들어 다른 기구의 추가적인 환경영향평가를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해양법협약은 국경을 초월하는 심각한 피해 발생이 우려되면 ‘포괄적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도록 규정했는데 이 같은 사전예방조치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주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법적 대응과 별개로 정부가 우려를 보다 강력하게 표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정부의 입장은 “오염수 방류를 찬성 또는 지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방류 계획상의 과학적·기술적 문제는 없다고 판단한다”는 것. 정부는 명확한 반대 표명 없이 일본 정부와 IAEA의 발표를 ‘존중한다’는 의사를 줄곧 밝혀왔다.

문제는 이 같은 대응이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규제 근거를 약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최지현 교수는 “오염수 방류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과 수산물 수입 거부 조치가 상충되기 때문에 혹여 일본이 세계무역기구(WTO)에 다시 제소를 할 경우 대응할 명분이 상당히 약해진다”며 “불가피하게 외교적으로 방류를 용인한다 하더라도 대외적 성명 자체는 강하게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후 발생할 수 있는 환경 피해를 막기 위해서 보다 강력한 주권 행사도 요구된다. 이석우 교수는 “30년에 걸친 방류에 따른 피해가 어떤 방식으로 표출될지는 누구도 알지 못한다”며 “해양생태계 영향을 계속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일본 정부에 정기적인 해양환경영향평가 실시 등을 강하게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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