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가 품은 '갑 중의 갑' ARM, 나스닥 상장 신청서 냈다

입력
2023.08.22 15:0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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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상장 예정...기업가치 최대 94조원 전망
"상장되면 다른 AI 기업 가치 산정 때 척도 될 것"

영국 반도체 설계 전문 업체 ARM과 모기업 소프트뱅크의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영국 반도체 설계 전문 업체 ARM과 모기업 소프트뱅크의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인 ARM이 21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등록 서류(기업공개를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나스닥 상장을 위한 공식 절차를 시작했다. ARM은 '스마트폰의 두뇌'로 불리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의 기본 설계도를 만드는 회사다. 삼성전자와 애플, 퀄컴 등에 제공하고 있어 반도체 기업 사이에서 '갑(甲) 중의 갑'으로 통한다.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꼽힌다.

ARM은 이날 SEC에 종목코드 'ARM'으로 상장을 신청했다. 상장 시점은 다음 달이 유력하다. 신주 발행 규모와 공모가액은 아직 결정되진 않았지만 시장에선 기업 가치가 600억~700억 달러(약 93조9,330억 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에 본사를 둔 ARM은 2016년 320억 달러(약 42조9,760억 원)에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그룹에 인수됐다. 소프트뱅크는 당초 투자 실적 악화 등으로 경영 여건이 어려워지자 ARM을 2020년 엔비디아에 매각하려 했다. 그러나 각국 규제 당국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상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미 경제매체 CNBC는 "ARM은 인공지능(AI) 공간에서 갈수록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점점 더 자신을 'AI 회사'라 자처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AI가 산업에 실제로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살펴보기 위해 ARM의 IPO를 주시할 것"이라고 했다. ARM이 상장 시 얼마만큼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느냐가 다른 AI 기업들의 가치 산정에 척도로 작용하게 될 것이란 뜻이다. 실리콘밸리에선 ARM의 상장으로 지난해를 기점으로 실종되다시피 한 대형 기술 기업들의 IPO가 다시 활기를 띨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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