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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와 수화로 상담해요" 청각장애인을 보험설계사로 채용한 핀테크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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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술(핀테크) 분야의 국내 신생기업(스타트업)이 청각장애인을 보험설계사로 채용해 화제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해빗팩토리는 최근 청각장애인 김보우(32)씨를 보험상품을 안내하고 가입을 도와주는 보험설계사로 정규 채용했다. 청각장애인을 정규직 보험설계사로 채용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해빗팩토리는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여러 보험사의 보험 상품을 비교 분석해 가입을 돕는 '시그널플래너'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곳에서는 보험설계사들이 직접 만나지 않고 인터넷 메신저 '카카오톡'으로 상담한다.
김 씨도 이 곳에서 비대면 보험설계사로 일하며 카카오톡을 이용해 문자 상담을 진행한다. 따라서 청각장애가 있어도 비장애인들과 소통하는데 전혀 문제 없다.
여기 그치지 않고 김 씨는 수어(수화)를 이용한 인터넷 영상 상담으로 청각장애인들의 보험 가입을 도울 예정이다. 수어 상담을 하는 이유는 청각장애인들 중에 문장 이해력이 떨어지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조사에 따르면 문해력에 어려움을 겪는 청각장애인 비율이 69.7%로 나타났다. 이들은 수어로만 소통할 수 있다. 김 씨는 "청각장애인들은 수어나 문자 통역 등을 지원받지 못해 제대로 공교육을 받을 수 없다"며 "그래서 한글을 알지만 문장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청각장애인들이 많아 보험 가입 등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런 청각장애인들을 위해 수어 영상 통화로 보험 상품과 가입조건, 약관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해빗팩토리는 수어 상담 시스템을 개발해 올해 안에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3세때 원인 모를 고열로 청력을 잃은 김 씨는 청각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 그는 "보청기를 낀 상태에서도 말소리를 모두 알아들을 수 없어 입 모양을 보고 이해한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때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면서 입 모양을 볼 수 없어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도 청각장애 때문에 제대로 된 정규 교육을 받지 못했다. 그는 "학교에서 수어나 문자 통역이 제공되지 않아 독학하거나 별도 과외를 받아 공부했다"며 "명지대 전자공학과에 진학했으나 제대로 된 문자 및 수어 통역 지원이 없어 결국 중퇴했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지인 소개로 보험업계에 발을 디뎠다. 그는 상대의 입 모양을 보고 필담 등으로 상담을 이어가며 높은 실적을 올렸다.
ING생명과 신한라이프에서 꽤 잘 나가는 보험설계사였던 그는 연봉을 줄여가며 해빗팩토리로 이직했다. 그는 "원래 보험설계사는 위촉(계약직)인데 해빗팩토리는 정규직으로 채용했고 장애인을 배려하는 가치관이 마음에 들었다"고 이직 배경을 전했다.
앞으로 해빗팩토리는 청각장애인 보험설계사를 더 채용할 계획이다. 해빗팩토리 관계자는 "정규직으로 청각장애인 설계사를 채용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변화라고 생각해 뽑게 됐다"며 "올해 안에 청각장애인 보험설계사를 3명 더 추가 채용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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