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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5세대 HBM 개발 성공 "AI용 메모리 세계 최고 성능"

입력
2023.08.21 12:00
수정
2023.08.21 13:55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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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3E 개발... 내년 상반기 중 양산 목표
"엔비디아 차세대 AI 플랫폼에 공급할 듯"

SK하이닉스가 21일 공개한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 'HBM3E'.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가 21일 공개한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 'HBM3E'.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용 초고성능 D램인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 등이 만드는 AI 가속기에 메모리로 쓰일 것이 유력하며 내년 상반기 중 양산이 목표다.

SK하이닉스는 21일 HBM 5세대 제품인 'HBM3E'를 만든 뒤 성능 검증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크게 끌어올린 고부가가치·고성능 제품이다. HBM3E는 4세대 HBM인 'HBM3'의 확장 버전이다.

회사에 따르면 HBM3E는 초당 최대 1.15테라바이트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이는 일반 풀HD급 영화(5기가바이트) 230편 이상 분량의 데이터를 1초 만에 처리하는 수준이다.

열 방출 성능도 이전 세대 제품 대비 10% 향상했다. 하이닉스는 최신 공정인 '어드밴스드 MR-MUF'를 적용한 것이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MR-MUF는 반도체 칩을 쌓아 올린 뒤 칩과 칩 사이 회로를 보호하기 위해 액체 형태의 보호재를 공간 사이에 넣고 굳히는 공정인데 제작의 효율성과 함께 열 방출 효과도 더했다.

HBM3E는 기존 HBM3을 염두에 두고 구성한 시스템에서도 설계나 구조 변경 없이 바로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HBM3E는 메모리의 필수 사양인 속도는 물론 발열 제어, 고객 사용 편의성 등 모든 측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다.



AI 열풍 덕에 HBM 호재... 하이닉스 "경영실적 반등 가속화"

경기 이천시에 위치한 SK하이닉스 공장 전경. 이천=연합뉴스

경기 이천시에 위치한 SK하이닉스 공장 전경. 이천=연합뉴스


하이닉스는 새 HBM 제품을 내년 상반기 중 양산할 예정이다. 이 제품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바탕으로 AI용 컴퓨팅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플랫폼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는 내년 2분기에 출시할 그레이스호퍼(GH) 슈퍼칩과 AI 플랫폼에 HBM3E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엔비디아의 이안 벅 부사장은 "앞으로도 차세대 AI 컴퓨팅을 선보이고자 HBM3E 분야에서 양사 간의 협업이 계속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이닉스는 앞서 HBM3을 양산해 엔비디아 등에 공급해 온 바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HBM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AI 열풍으로 인해 각 회사의 AI 서버 주문이 늘어나면서 HBM을 생산하고 있는 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D램 분야의 예상보다 빠른 수익성 개선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류성수 SK하이닉스 D램상품기획담당 부사장은 "HBM3E를 통해 AI 기술 발전과 함께 각광받고 있는 HBM 시장에서 제품 라인업의 완성도를 높이며 시장 주도권을 확고히 하게 됐다"며 "앞으로 고부가 제품인 HBM 공급 비중이 계속 높아져 경영실적 반등 흐름이 빨라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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