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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리스크' 급부상... "한은, 성장률 전망 내릴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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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한국은행 성장률 전망도 하향 조정될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한은 전망치 뒤엔 "하반기 중국 경제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긍정적 시각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엿새 뒤인 24일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한다. 5월 발표한 직전 전망치는 올해 1.4%, 내년 2.3%다. 한은은 당시 "중국이 내수 중심으로 회복하고 있어 중국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 파급력이 당초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다"며 2월 전망(올해 1.6%, 내년 2.4%)보다 눈높이를 낮췄다.
그러나 하반기 반등할 것이라는 '상저하고(上低下高)' 관측은 유지했다. 이창용 총재는 5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불확실성이 크다"면서도 "중국이 재고를 소진하면 제조업 생산이 증가할 것이고, 펜트업소비(억눌린 소비심리 폭발)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문제는 현재 중국 실물경제가 전망과 완전히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달 중국 산업생산 증가율은 시장 전망치(4.4%)를 크게 밑도는 3.7%였다. 되살아나는 것으로 보였던 내수까지 고꾸라졌다. 지난달 소매판매 증가율이 시장 전망(4.5%)은 물론 전월 성적(3.1%)에도 못 미치는 2.5%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설상가상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 등 부동산개발업체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 대형 자산운용사 중룽 국제신탁의 만기 상환 실패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면서 경기 반등 기대는 수그러들었다.
중국 위기는 필히 우리 성장률 저하로 이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 의견이다. 1~7월 우리나라 총수출액에서 중국 비중은 19.6%로 가장 큰 데다, 주력 수출품 반도체의 대(對)중 수출 비중이 55.1%(작년 기준)에 달하기 때문이다. 오현희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8월이 됐는데도 반도체를 비롯한 중국 수출이 살아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기존 예상보다 하반기 성장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민간 연구소들이 6월 발표한 올해 성장률은 이미 한은 전망치보다 낮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2%를 제시하며 "수출은 반도체 및 중국 시장에서의 불황이 장기화한 상황이며, 미·중 분쟁 심화 등의 영향으로 하반기 반등 기대감이 약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가계 실질 구매력 약화, 정보통신기술(ICT) 투자 회복 지연 전망까지 더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하반기 대중 수출 개선을 기대하면서도 한은보다 낮은 1.3%를 내놨다.
"관건은 올해보다 내년"이라는 의견도 있다. 올해가 네 달밖에 남지 않은 탓에, 시장은 내년 전망에 더 주목할 것이란 시각이다. 게다가 주요 투자은행(IB)이 최근 내년 한국 성장률을 평균 2.0%에서 1.9%로 낮춘 상황이다. 2년 연속 1%대 성장은 통계를 작성한 1954년 이후 유례없는 일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시장은 주요 수출국 미국, 중국의 내년 성장률을 올해보다 낮춰 잡고 있다. 우리 성장률도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는 "한은마저 내년 2%를 밑돌 것으로 본다면, 올해 성장률 하향보다 시장 파급력이 훨씬 더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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