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정상, 캠프 데이비드 '원칙'과 '정신' 채택… 오염수 논의 안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5월 21일 히로시마 G7 정상회의장인 그랜드프린스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환담하고 있는 모습. 히로시마=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한미일 정상회의를 열고 3국의 지속적인 협력을 명문화하는 ‘캠프 데이비드 원칙’을 채택할 예정이다. 이 원칙을 바탕으로 3국은 북핵 문제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쟁, 기후위기 등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담은 공동성명(캠프 데이비드 정신)도 발표할 예정이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는 이번 정상회의 의제로 거론되지 않는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한미일 3국 정상들은 이번 정상회의 결과로 향후 3국 협력의 지속력 있는 지침이 될 캠프 데이비드 원칙(Principles), 그리고 한미일 협력의 비전과 그 이행 방안을 담은 공동성명인 캠프 데이비드 정신(Sprit of Camp David) 문건을 채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캠프 데이비드는 워싱턴 인근에 있는 미 대통령 전용 별장이다.

'캠프 데이비드 원칙'은 주요 의제별로 한미일 3국 간 협력의 기본 틀을 함축한 문서다. 김 차장은 “한미일 3국 정상은 공동의 가치와 규범에 기반해 한반도와 아세안, 태평양도서국을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과, 전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협력을 강화해나가자는 원칙을 천명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3국 정상이 공동성명으로 발표할 '캠프 데이비드 정신'에는 구체적인 이행 방안이 담긴다. 김 차장은 "공동의 비전을 담은 구체적인 협의체 창설, 확장억제와 연합훈련, 경제협력과 경제안보 등의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고 말했다. 한반도의 당면 과제인 북핵 문제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쟁, 기후위기 등에 대한 대체 방안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3국 정상은 이 외에 한 건의 문건을 추가로 채택할 것이라고 대통령실은 덧붙였다.

대통령실은 이번 정상회의를 통한 ‘3국 협력 체제의 제도화’를 강조하고 있다. 3국 대화채널은 30년 넘게 가동됐지만 동맹관계인 한미, 미일과 달리 한일 간 협력은 매끄럽지 못했다. 이에 협력의 수준을 다시 과거로 되돌리지 않도록 대못을 박겠다는 의미다.

김 차장은 “캠프 데이비드 회의를 기점으로 한미일 협력은 그간 북한 위협에 초점을 둔 한반도 역내 공조에서 인도·태평양 지역 전반의 자유·평화·번영을 구축하는 데 기여하는 범지역 협력체로 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놓고 ‘동아시아판 북대서양조양기구(NATO·나토) 동맹’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어디까지나 특정한 위협과 대상에 대해 유기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고, 3국이 자국의 안보 이익에 직결된 문제라고 합의할 때 협력을 하는 체제”라면서 “‘3각 안보 협력’ 체제라고는 할 수 있어도 ‘한미일 3각 안보동맹’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부인했다.

3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각각 양자회담도 가질 예정이다. 다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일 양자회담에서 오염수 문제는 논의하지 않기로 했다”고 선을 그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