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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왜 진흙탕 들어가나"... 중국, 한미일 정상회의에 연일 반발

입력
2023.08.17 14:4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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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선생님한테 스티커 받는 유치원생"
관영 언론 2곳, 공동사설서 한국 집중 비판
중국 외교부 "소집단으로 대립 격화 반대"

지난 5월 21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5월 19~21일) 참관국 자격으로 일본 히로시마를 방문한 윤석열(오른쪽) 대통령이 한미일 정상회담에 앞서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환담하고 있다. 히로시마=연합뉴스

지난 5월 21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5월 19~21일) 참관국 자격으로 일본 히로시마를 방문한 윤석열(오른쪽) 대통령이 한미일 정상회담에 앞서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환담하고 있다. 히로시마=연합뉴스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18일(현지시간) 열리는 한국·미국·일본 3국 정상회의를 앞두고 중국이 연일 '신냉전'을 부추기는 행동이라며 날 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국을 콕 집어선 "진흙탕으로 들어가는 것"이라며 직접적인 견제구까지 날렸다.

중국 관영 언론인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영문판)는 17일 '한국은 진흙탕으로 들어가는 의미를 알고 있나'라는 제목의 공동 사설에서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를 "미일 동맹과 한미 동맹을 '한미일 3자 동맹'으로 통합하려는 (미국의) 의도가 깔린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미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다를 바 없다고 못 박은 뒤, "한미일 3국 협력의 목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의도적으로 별개 진영을 만들어 다른 국가들이 편을 들도록 강요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한국 행보를 집중 비판했다. 두 매체는 한국의 이번 회의 참석을 "유치원생(한국)이 선생님(미국)한테서 (칭찬) 스티커를 받은 꼴"이라고 깎아내렸다. 또 "한국이 지역 정세 및 세계정세에 대해 보여 준 인식은 급진적이며 단순하다"고 지적했다. "냉전 잔재의 주요 피해자인 한국"이야말로 신냉전 시대 도래를 가장 경계해야 하는 주체인데, "어째서 신냉전에 자국 전략을 일치시킬 수 있느냐"고도 반문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신냉전에 단호히 반대한다면 대체 불가능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태도 전환을 촉구했다. 신문들은 "한국은 최근 몇 년간 지정학적 압박 속에서 외교 및 전략의 상대적 균형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고, 괄목할 만한 경제·사회 발전을 이룩했다"며 "그러나 이렇게 중요한 상대적 균형이 안으로는 윤석열 정부, 밖으로는 미국·일본에 의해 깨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균형자적 입장'으로 전향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중국의 이 같은 한미일 정상회의 견제 논평은 며칠째 이어지고 있다. 앞서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5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각종 소집단을 만들고, 대립을 격화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미일 3국 연대가 결국 중국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의구심도 드러내며 "다른 나라의 전략적 안전을 해치는 행동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타임스도 15일 한미일 정상회의에 대해 "지역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것으로, 전 세계가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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