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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3대 참패 vs 3대 압승 선거, 무엇이 달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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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주장만 펼치는 시대 ‘내부를 들여다보는 관찰력’(인사이트)이 아닌 ‘기존 틀을 깨는 새로운 관점’(아웃사이트)이 필요합니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이 격주로 여러 현안에 대해 보수와 진보의 고정관념을 넘은 새로운 관점의 글쓰기에 나섭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민주당 역사에서 가장 크게 패했던 선거는 뭘까? 이 말은 거꾸로 국민의힘 계열 정당 입장에서 가장 크게 승리한 선거이다. 현재 민주당 계열은 노무현 정부 시절 당명이 ‘열린우리당’이었다. 당시 열린우리당은 세 번의 선거에서 연속으로 참패한다. 2006년 지방선거, 2007년 대선, 2008년 국회의원 선거다. 반면, 1987년 민주화 이후, 민주당 역사에서 가장 크게 승리했던 선거는 뭘까?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이다.
앞서 06년 지선, 07년 대선, 08년 총선을 ‘3대 참패 선거’라고 표현할 수 있다. 뒤에 17년 대선, 18년 지선, 20년 총선을 ‘3대 압승 선거’라고 표현할 수 있다.
민주당 입장에서, 3대 참패 선거는 악몽 같은 일이었다. 당시에 도대체 얼마나 처참한 참패를 당했는지 짚어보자. 쉬운 것부터 살펴보자. 2007년 대선이다. 이명박 49%, 이회창 15%를 받았다. 범보수 후보의 합계는 64%다. 열린우리당은 긴 사연을 거쳐 대통합민주신당으로 당명이 바뀌었다. 당시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26%였다. 1위 이명박 후보와의 격차는 무려 23%포인트였다. 득표력은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다음으로, 2008년 총선이다. 전체 의석은 299석이었다. 한나라당은 153석, 친박연대 14석, 친박연대 계열의 무소속 후보 25석이었다. 세 덩어리를 합치면 192석이었다. 보수성향의 자유선진당은 18석이었다. 범보수 정당의 합계는 210석이었다. 반면, 민주당 의석수는 81석이었다. 의석 점유율은 27%였다. 민주노동당 5석, 창조한국당 3석이었다. 범진보 정당의 합계는 세 당을 합쳐도 89석이었다. 세 당을 합쳐도 100석이 안 됐다.
가장 처참한 선거는 2006년 지방선거였다. 당시 집권당은 열린우리당이었다. 16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열린우리당 당선자는 전북도지사 한 명이었다. 당시 전국의 기초단체장은 총 230개였다. 열린우리당 당선자는 고작 19개였다. 한나라당은 155개였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당시 열린우리당의 참패를 알 수 있는 지표는 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의 득표율이다. 서울시장, 경기도지사, 인천시장 후보의 득표율을 살펴보자. 먼저, 서울시장 선거이다.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는 61%였다. 열린우리당 강금실 후보는 27%였다. 둘의 격차는 무려 34%포인트였다. 강금실 후보가 받은 표보다 격차가 더 컸다. 오세훈 후보는 2.5배 더 많은 득표를 했다. 경기도지사 선거도 대동소이했다.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는 60%를 받았다. 열린우리당 진대제 후보는 31%였다. 격차는 29%포인트였다. 인천시장도 유사했다. 한나라당 안상수 후보는 62%였다. 열린우리당 최기선 후보는 24%였다. 격차는 무려 38%포인트였다. 서울시장, 경기도지사, 인천시장 후보 세 명 모두, 열린우리당 후보 득표력은 한나라당의 절반에 불과했다.
다음으로, 민주당의 ‘3대 압승 선거’를 살펴보자. 민주당 입장에서 매우 행복한 시기였다. 3대 압승 선거는 행복한 일이었다. 마침, 시기도 서로 붙어 있다.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이었다.
오늘의 질문이다. 민주당 입장에서, ‘3대 참패’ 선거와 ‘3대 압승’ 선거의 가장 큰 차이점은 뭐였을까? 무엇이 참패와 압승을 갈랐을까? 둘을 갈랐던 가장 큰 원인은 두 가지였다. 첫째, 투표율이 달라졌다. 둘째, 투표율 상승을 20대와 30대가 주도했다. 이 지점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첫째, 3대 참패 선거와 3대 압승 선거는 투표율이 확 달라진다. 투표율 비교는 같은 성격의 선거끼리 비교해야 한다. 대선은 대선끼리, 총선은 총선끼리, 지방선거는 지방선거끼리. [그림-1]은 3대 참패 선거와 3대 압승 선거의 투표율을 비교한 그래프다. 2007년 대선 대비 2017년 대선은 투표율이 14.2%포인트 올랐다. 2008년 총선 대비 2020년 총선은 투표율이 20.1%포인트 올랐다. 2006년 지방선거 대비 2018년 지방선거는 투표율이 8.1%포인트 올랐다.
둘째, 투표율 상승을 20대와 30대가 주도했다. [그림-2]는 2007년 대선과 2017년 대선의 연령별 투표율 변화를 보여준다. 투표율은 전체 평균 14.2%포인트 증가했다. 20대의 투표율 상승은 29%포인트다. 30대의 투표율 상승은 19.3%포인트다. 40대와 50대, 그리고 60세 이상은 투표율 상승폭이 ‘평균 이하’로 증가했다. 그러나, 20대의 투표율 상승폭은 전체 평균의 2배가 넘는다. 30대의 투표율 상승폭도 전체 평균의 1.4배에 달한다. 2030세대가 투표율 상승을 주도했음을 알 수 있다.
[그림-3]은 2008년 총선과 2020년 총선의 연령별 투표율을 비교했다. 역시 2030세대가 투표율 상승을 주도했음을 알 수 있다. 전체 평균 상승폭은 20.1%포인트다. 20대가 30.2%포인트 증가했다. 30대는 21.9%포인트가 증가했다. 나머지 연령대는 투표율 상승폭이 ‘평균 이하’로 증가했다. 2030세대만 투표율 상승폭이 전체 평균을 상회한다.
민주당 입장에서, 2006년 지방선거는 ‘3대 참패’ 선거 중에서도 최악의 참패였다. 2018년 지방선거는 ‘3대 압승’ 선거 중에서도 가장 극적이었다. 우스갯소리로 향후 100년 안에 재현될 가능성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압도적인’ 선거 승리였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도대체 얼마나 압도적인 압승을 했던 것일까? 이 부분을 먼저 짚고 넘어가자. 전국의 광역단체장은 총 17개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14개를 승리했다. 대구시장, 경북도지사, 제주도지사를 빼고 모두 승리했다. 수도권, 충청권, 호남권 전부를 포함해서 부산시장, 울산시장, 경남도지사, 강원도까지 모두 승리했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초대박 압승’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지역은 부산과 울산이었다. 특히 기초단체장과 광역의회에서 민주당 압승의 수준이 극적이다. 부산에는 총 16개의 구청장이 있다. 당시 민주당은 16개 중에서 13개를 석권했다. 부산광역시의원은 총 47석이다. 이 중에서 민주당은 41석을 승리했다. 부산시의회에서 민주당의 의석 점유율은 87%였다. 참으로 놀라운 압승이었다.
울산의 경우도 비슷했다. 울산의 기초단체장(구청장)은 모두 5개였다. 5개 모두에서 민주당이 승리했다. 울산광역시의원은 전체 23석이었다. 이 중에서 민주당이 17석을 석권했다. 울산시의회에서 민주당의 의석 점유율은 74%였다.
[그림-4]는 2006년 지방선거와 2018년 지방선거의 연령별 투표율 비교다. 투표율 데이터는 모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다. 연령별 투표율 표기 방식이 2006년과 2018년 살짝 바뀌었다.
2006년 지방선거 대비 2018년 지방선거의 연령별 투표율 상승을 살펴봐도, 유사한 패턴을 보여준다. 전체 평균 투표율 상승폭은 8.1%포인트였다. 20대 전반이 14.6%포인트 상승했다. 20대 후반은 21.4%포인트 상승했다. 30대 전반은 16.0%포인트 상승했다. 30대 후반은 9.8%포인트가 상승했다. 40대의 상승폭은 3.2%포인트였다. 이는 전체 상승폭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더 놀라운 것은 50대 투표율이다. 심지어 4.9%포인트가 줄어들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그해 12월 대선이 있었다. 그러나, 노태우가 당선됐다. 1988년 총선이 있었다. 여소야대 구도가 만들어졌다. 이후 3당 합당이 이뤄진다. 1987년 대선의 투표율은 90%에 근접했다. 1988년 총선의 투표율은 80%에 근접했다. 그 이후 투표율은 경향적으로 하락했다.
하락하던 투표율이 바닥을 찍은 시점은 바로 2006년 지방선거, 2007년 대선, 2008년 총선이었다. 한국 정치사에서 투표율이 가장 낮던 시점과 민주당 계열 정당의 ‘3대 선거 참패’는 정황이 일치한다.
그런데 의문이 남는다. 투표율은 도대체 왜 올랐던 것일까? 게다가 2022년 지방선거에서는 다시 투표율이 하락했다. 그럼, 내년 총선 투표율도 다시 하락하게 되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은 다음 칼럼에서 다루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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