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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GM공장 인수하고 인도서 제대로 붙을 채비 마쳤다

입력
2023.08.17 04:3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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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GM 탈레가온 공장 인수 완료
첸나이 현대차·아난타푸르 기아 공장 이어 세번째
"인도, 2030년 승용차 판매 500만대 규모"

인도 중장기 모빌리티 전략을 점검하기 위해 인도를 방문한 정의선(오른쪽)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현대차·기아 인도기술연구소에서 현대차·기아 및 경쟁사 전기차들을 둘러보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인도 중장기 모빌리티 전략을 점검하기 위해 인도를 방문한 정의선(오른쪽)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현대차·기아 인도기술연구소에서 현대차·기아 및 경쟁사 전기차들을 둘러보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미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인도 탈레가온 공장 인수를 마무리하고 미래 격전지로 꼽히는 인도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인구 14억 명인 인도에서는 지난해 자동차가 472만5,000대가 팔려 일본을 제치고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계 3위를 기록할 정도로 해마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현대차는 인도 하야나주 구루그람에 있는 현대차인도법인에서 GM인도법인과 ①탈레가온 공장 자산 인수 본계약을 맺었다고 16일 밝혔다. 인도 내 중장기 모빌리티 전략을 점검하기 위해 정의선 회장이 7, 8일 현지를 찾은 지 일주일 만에 이뤄진 계약으로 현대차그룹은 타밀 나두주 첸나이 공장(현대차)과 ③안드라프라데시주 아난타푸르 공장(기아)에 이어 세 번째 인도 공장을 마련했다.

1996년 인도 진출 당시 현대차는 세계 완성차 업계에서 10위권에도 들지 못한 채 'i10' 등 현지 특화된 소형차들을 생산해 박리다매하는 데 주력한 '도전자'였다. 그만큼 인도 시장의 경쟁력 또한 매력적이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러나 27년이 흐른 2023년 현대차와 인도는 각각 글로벌 시장 공급과 수요 '톱3'에 이름 올린 강호로 성장, 미래 완성차 시장 주도권 협력을 돕는 위치에 올라선 셈이다.



현대차그룹 "2년 뒤 인도 생산량 최대 140만대"

GM 탈레가온 공장 입구. GM 홈페이지

GM 탈레가온 공장 입구. GM 홈페이지


현대차의 탈레가온 공장 인수는 올해 초 수면 위로 떠올랐다. GM이 2017년 인도 내수 시장에서 철수한 뒤 2020년 가동을 멈추자 이를 눈여겨보던 현대차가 3월 텀시트(주요 거래 조건서)에 서명하면서다. 텀시트는 본계약에 앞서 부지와 건물, 생산 시설 등 투자 대상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때 필요한데 현대차는 현지 탈레가온 공장을 꼼꼼히 살펴본 뒤 이날 본계약을 맺은 것이다.

현대차는 이번 계약을 통해 올 상반기 현대차 첸나이 공장 생산 능력을 75만 대에서 82만 대로 끌어올렸는데 2025년 가동 목표인 탈레가온 공장의 연간 생산량(약 13만 대)을 합치면 95만 대가 된다. 탈레가온 공장 생산 효율을 개선할 경우 현대차에서만 연 100만 대 생산이 가능해지고 기아 아난타푸르 공장 생산량(연 37만 대)까지 합하면 그룹 차원에서 연 140만 대까지 만들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무궁무진 전기차·인프라 시장 '선제적 개척' 도전

인도에 세 번째 공장 세운 현대차그룹. 강준구 기자

인도에 세 번째 공장 세운 현대차그룹. 강준구 기자


현대차의 이번 인수 배경에는 ①인도가 2030년 승용차 시장에서 500만 대 수준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②인도 정부가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30%로 늘리되 현지 제조 능력을 키우는 정책을 추진하는 점이 깔려있다. 특히 탈레가온 공장은 인도에서도 가장 많은 인구를 자랑하는 뭄바이와 차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등 입지 및 노동력 확보에도 장점이 크다.

생산 능력 확대뿐만 아니라 ③인도 전기차 및 충전 인프라 시장 개척에 대한 선제 대응도 수월해졌다. 지난해 인도의 전기차 판매 규모는 약 4만8,000대 수준으로 승용차 시장 내 비중이 1.2%이지만 2021년 대비 세 배 이상으로 커졌다. 특히 올해는 상반기까지 판매량이 4만6,650대로 지난해 연간 판매량에 육박하고 2030년에는 연간 전기차 판매량이 100만 대에 달할 것으로 현대차는 보고 있다.

다만 탈레가온 공장에서 전기차 생산이 당장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현대차는 공장 인수로 주력 제품군인 내연 기관 모델의 생산 능력이 커진 만큼 기존 첸나이 공장의 여유 능력을 신규 전기차 생산 라인으로 바꾸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2025년 양산이 시작되면 공장에 대한 직접 투자는 물론, 부품사 유치·물류 체계 구축 등 차량 생산 및 판매와 연관된 자동차 밸류 체인 형성에 따른 직·간접적 투자가 연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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