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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고 부자의 교체

입력
2023.08.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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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양후이옌 비구이위안 회장. 애플데일리 캡처

양후이옌 비구이위안 회장. 애플데일리 캡처

지난해 초까지 여성으로 아시아에서 가장 큰 부자는 중국 부동산 기업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 대주주 양후이옌(42)이었다. 비구이위안 창업주 양궈창의 둘째 딸로, 26세였던 2007년 회사가 홍콩거래소에 상장될 때 70%의 지분을 넘겨받으며 억만장자가 됐다. 2013년 중국 여성 부호 1위에 올랐고 2021년 자산 가치가 340억 달러(약 45조 원)도 넘을 정도로 줄곧 아시아 최고 여성 부호 자리를 지켰다.

□비구이위안은 1992년 중국 광둥성 포산시에서 출발한 부동산 개발 업체다. 한적한 시골인 비장과 구이산 지역의 땅을 헐값에 확보한 뒤 별장을 지어 판 게 성공하며 주목받았다. 비구이위안이란 회사명도 여기에서 왔다. 미국 유학 후 2005년 회사에 합류한 양후이옌은 아버지에게서 경영 수업을 받으며 단순히 아파트만 지어 판 게 아니라 단지 안에 국제학교를 유치하고 호텔식 관리 서비스로 차별화를 도모하는 전략을 추진했다. 덕분에 비구이위안은 2017년 중국 부동산 개발 매출 1위 기업에 올랐고, 양후이옌은 지난 3월 회장이 됐다.

□그러나 중국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터지며 비구이위안도 자금난에 처했고 이달 초 만기가 된 10억 달러 채권에 대한 이자(2,250만 달러)를 갚지 못하는 상황까지 몰렸다. 한 달간 유예 적용을 받아 부도(디폴트)는 피했지만 앞날은 알 수 없다. 2018년 18홍콩달러도 넘었던 비구이위안 주가는 최근 0.8홍콩달러까지 폭락했다. 아시아 최고 여성 부호 자리도 인도 철강 에너지 기업인 진달그룹 창업자의 부인 사비트리 진달(73·자산가지 약 15조 원)에게 넘어갔다. 진달은 남편이 2005년 헬리콥터 사고로 숨진 뒤 네 아들과 함께 그룹을 이끌고 있다.

□세계 경제의 엔진이 중국에서 인도로 옮겨가는 듯한 신호가 잇따르고 있다. 유엔은 ‘세계인구보고서’를 통해 인도 인구가 올해 14억2,800만 명으로, 중국(14억2,500만 명)을 앞지른 것으로 추정했다. 한때 중국인이 돌아가며 맡던 아시아 최고 부호도 인도 아다니 그룹의 가우탐 아다니 회장이 꿰찼다. 서쪽을 눈여겨볼 때다.

인도 철강 에너지 기업 진달그룹의 사비트리 진달.

인도 철강 에너지 기업 진달그룹의 사비트리 진달.


박일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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