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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전환점에 선 중년,그들이 흔들리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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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황금기라는 40~50대 중년. 성취도 크지만, 한국의 중년은 격변에 휩쓸려 유달리 힘들다. 이 시대 중년의 고민을 진단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해법들을 전문가 연재 기고로 모색한다.
안정 속 성과를 기대하는 시기지만
가족·경제·건강 위기에 몰리기도
'일상 돌봄' 등 삶의 질 고취 만전
청년기를 지나 노년기에 접어들기 이전인 40대부터 60대 초반을 ‘중년’이라고 부른다. 중년(midlife)은 그 명칭처럼 인생의 중간이자 삶이 안정적 궤도에 올라 인생의 성취를 기대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스위스의 심리학자 칼 융은 중년기를 인생의 전환점이자 자아실현을 이룰 수 있는 시기라고 보았다. 미국의 심리학자 밀턴 에릭슨도 중년기의 중요한 과업은 자신의 성취를 바탕으로 미래세대를 인도하며 사회의 발전에 공헌하는 것이라 했다.
이러한 이상적인 모습과는 달리 요즘 우리 주변에는 중년에 들어서니 삶에 새로운 위기가 찾아왔다며 오히려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다. 또한 이 시기에 가족 해체와 고립, 경제적 문제, 건강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경험하기도 한다.
중년의 어려움은 통계로도 입증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연령별 사회적 고립도는 30대까지 20%대를 유지하다가 40대에서 31%로 높아지고, 50대에서는 37.1%로 더욱 높아진다. 중년은 고독사 위험이 높은 시기이기도 하다. 2021년 고독사 사망자 중 50대의 비중이 29.6%로 가장 컸다. 가족 해체가 늘어남과 동시에 사회적 고립이 심화되는 시기인 셈이다.
경제적 위기도 찾아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우리나라 취업자의 59.1%가 실직 등 직업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는데, 40대가 63%로 가장 높았다. 또 2020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은 42세에 노동소득이 정점에 이르지만, 이후 지속 감소하여 61세부터는 적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감소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는 시기라는 뜻이다. 여기에 건강문제도 겹치는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40대부터 만성질환 유병률과 암 발생률이 급격히 높아지는 추세를 보인다.
과거 정부는 주로 노인, 아동 등 전통적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강화를 중점 추진해 왔다. 앞으로는 중년의 어려움을 들여다보고 필요한 지원을 해나갈 시기이다. 그간 중년에 대한 지원정책은 주로 재취업을 위한 교육 등 고용정책에 초점을 맞춰 왔다. 갑작스러운 위기로 소득을 상실한 경우 긴급복지와 기초생활보장 등이 연령구분 없이 지원되고 있으나 딱히 중년을 위한 복지제도라 보기는 힘들다. 중년만을 대상으로 한 돌봄서비스도 전무했다. 기존 돌봄은 노인장기요양 서비스나 장애인 활동지원 등 전통적 취약계층 위주로 제공되었다. 중년은 갑자기 아프거나 다쳐 다른 사람의 돌봄이 필요하거나 가족관계 해체로 고립되어도 연령이나 소득 기준에 막혀 돌봄서비스에서 소외되기 일쑤였다.
정부는 국민 누구나 필요한 서비스를 누리며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사회서비스의 양을 확충하고, 서비스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이려는 '사회서비스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서비스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던 중년에 대한 서비스를 새롭게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16개 시·도 51개 시·군·구에서 돌봄이 필요한 중년과 가족돌봄청년을 대상으로 제공되는 ‘일상돌봄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재가 돌봄·가사 서비스와 함께 심리지원, 병원동행, 교류증진, 식사·영양지원 등의 특화서비스를 통합 제공한다. 수술이나 부상 후 회복하기 전 홀로 생활하기 어려운 분들은 집에서 돌봄, 가사지원과 함께 병원 동행, 건강식 배달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고립이나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분들은 가사 및 심리지원, 소셜다이닝 서비스를 통해 사회와 교류하고 삶의 활력을 찾을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사업지역 거주 국민 중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분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주민센터)에서 신청할 수 있다. 일상돌봄 서비스는 서비스 사각지대 해소뿐 아니라 중년도 돌봄이 필요하다는 인식하에 역대 정부 최초로 중년이 이용할 수 있는 돌봄서비스를 신설하였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중년이 힘들고 외로운 시기가 아닌 새로운 도약과 희망의 시기가 되도록 한국일보가 전문가 지혜를 모은 연재를 시작한다니 국민의 보건복지를 담당하는 장관으로서 반기고 감사할 따름이다. 한국일보를 통해 소개될 각계 전문가의 제언도 두루 살펴 앞서 소개한 대책과 함께 중년의 삶의 질을 높이는 보건복지정책을 꾸준히 모색할 계획이다. 아울러 우리 사회의 든든한 버팀목인 중년층 모두가 활력이 넘치는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정부의 노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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