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정착한 사람이 새로운 사람 연결해 사람 모여드는 마을로"

입력
2023.08.19 10:0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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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수 동고동락협동조합 이사장 인터뷰>
지역 주민들과 '동고동락' 이주민 향한 '텃세' 극복
"인구 증가 통해 지속 가능 생태계 구축 최종목표"

편집자주

지역 소멸위기 극복 장면, '지역 소극장.' 기발한 아이디어와 정책으로 소멸 위기를 넘고 있는 우리 지역 이야기를 격주 토요일 상영합니다.

경남 남해군 상주면의 변화를 몰고 오는 데 개척자 역할을 한 이종수 '남해상주동고동락협동조합' 이사장. 남해=이동렬 기자

경남 남해군 상주면의 변화를 몰고 오는 데 개척자 역할을 한 이종수 '남해상주동고동락협동조합' 이사장. 남해=이동렬 기자

“마을 인구 증가를 통해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우리 협동조합의 출발점이자 최종 목표죠.”

경남 남해군 상주면의 변화를 몰고 오는 데 개척자 역할을 한 이종수(54) ‘남해상주동고동락협동조합’ 이사장이 힘줘 말했다. 남부럽지 않은 건설회사 관리직 직원에서 남해로 귀촌을 결심한 그는 이주민의 핸디캡을 극복하고 정착하기까지 여러 어려움을 이겨 낸 비결로 조합 이름처럼 지역 주민들과 동고동락한 것을 꼽았다.

처음 조합 설립 땐 냉소적인 시선을 보내던 일부 지역 주민도 있었다. 그러나 조합 사업이 진행되면서 사람이 떠나기만 하던 마을에 새로운 사람이 모이자 부정적이던 주민들도 점차 바뀌기 시작했다. 이 이사장은 “조합 설립 당시 안 좋게 보던 주민들이 오히려 힘을 보탤 때 정말 고맙고 일에 보람을 느낀다”고 미소 지었다. 이어 “도시와 다르게 이주민에 대한 이른바 텃세가 도시민이 농어촌지역으로 귀촌을 꺼리는 이유이기도 하다”며 “조합은 원주민과 이주민이라는 관계 설정보다는 학교와 마을의 연결, 세대와 세대의 연결을 통한 자유로운 넘나듦이 가능한 마을공동체 구성원으로 관계를 만들어 가려 한다”고 조합 운영 방향을 설명했다.

마을의 가장 큰 변화를 묻는 질문에 그는 일단 “사람이 많이 많아졌다”고 답했다. 조합원만 해도 42명으로 출발했으나 지금은 225명으로 늘었고, 상근직원은 아예 없었으나 현재 8명이 일하고 있다. 마을에 귀촌한 사람도 2015년 이후 200여 명에 달한다. “먼저 정착한 사람이 새로운 사람을 연결해 사람이 모여드는 마을로 바뀌고 있다”는 말에선 자부심이 묻어났다.

이 이사장은 소멸위기가 아닌 지속가능한 마을을 위해 조합이 걸어가야 할 길도 분명하게 제시했다. 도시와 차별화한 새로운 방향으로 가야 하고, 그 방향은 자립적 경제공동체와 공동체적 삶으로의 전환이라는 것이다.

“지역에서 자립적 경제시스템을 만든다는 것은, 지역에서 필요한 에너지와 먹거리를 기본으로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재화와 서비스가 지역 내에서 이뤄지는 순환하는 경제를 의미합니다. 이는 불필요한 자원 이동에 따른 탄소배출을 막고, 지역 내 경제적 자본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방지할 것입니다.”

남해= 이동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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