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짐 날라준 구급차 '셔틀' 논란… 대전 경찰, 수사 착수

국민신문고 고발 따라 담당수사관 배정
CCTV 영상 확보… 관련자 등 조사 예정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119 구급차가 잼버리 대원의 짐을 옮겨주는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대전에 체류했던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외국 대원들의 퇴소 과정에서 빚어진 ‘119 구급차 셔틀 논란’과 관련해 경찰이 본격 수사에 나섰다.

15일 대전동부경찰서는 한 시민이 국민신문고를 통해 소방 지휘 책임자를 응급의료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에 대해 담당 수사관을 배정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전 모 대학 기숙사에서 짐 싸는 모습?’이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대전 동구 한 대학교 기숙사 앞에서 119 구급차로 잼버리 대원들의 짐을 옮겨주는 모습이 담긴 사진 등이 올라왔다.

논란이 확산하자 한 시민은 14일 국민신문고를 통해 소방당국 지휘책임자를 경찰에 고발하고, 보건복지부에 관련 민원을 제기했다. 이 시민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고발 사실과 함께 “잼버리 학생을 철수시키기 위한 용도로 구급차가 동원된 것은 응급의료법과 시행규칙에서 정하는 구급차 용도로 볼 수 없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하고, 보건복지부는 해당 구급차의 자동차 등록 말소 처분해 줄 것을 요구한다”는 취지의 글도 올렸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도 성명을 통해 “무분별한 119구급차 동원에 대한 적극적인 방지대책을 수립하고, 권한을 남용해 119구급차를 동원한 이에 대한 책임 관계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대전소방본부 측은 “기숙사 앞 도로가 편도 1차로다 보니, 잼버리 대원들이 탑승할 버스는 정차할 수 없어 300m가량 떨어진 곳에 있던 상황”이라며 “14, 15세의 어린 여학생 70여 명이 인도와 차도가 모호한 곳에서 무거운 짐 가방을 들고 이동하는 게 위험하다고 판단해 안전 관리 차원에서 짐만 옮겨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상황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 등 사건과 관련된 자료는 어느 정도 확보한 상태”라며 “고발인을 시작으로, 피고발인, 필요하다면 참고인을 불러 경위를 조사한 뒤 사법 처리 여부를 따져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전=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