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철근 누락' 전관 업체와 3년간 2300억 수의계약

입력
2023.08.14 14:13
수정
2023.08.14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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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아파트 전수조사 관련 기자회견에서 이한준 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1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아파트 전수조사 관련 기자회견에서 이한준 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철근 누락' 아파트 단지 설계·감리에 참여한 전관 업체들과 3년간 2,300억여 원 규모의 수의계약을 맺은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실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하주차장이 붕괴된 인천 검단 신도시 아파트를 포함해 철근 누락 아파트 단지 16곳의 설계·감리에 참여한 전관 업체 18곳이 2020년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수의계약으로 따낸 LH 용역은 77건이었다. 이들 업체가 수의계약으로 수주한 용역은 총 2,335억 원 규모다.

가장 많은 수의계약을 맺은 A건축사사무소는 3기 신도시 공동주택 설계용역 등 11건을 343억 원에 따냈다. LH 출신이 창립한 A사는 현 대표이사도 LH 출신인 업체로, 철근 누락 아파트 단지 4곳에 참여했다. 마찬가지로 LH 퇴직자가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진 B건축사사무소는 고양 창릉, 파주 운정 등 신도시 아파트 단지 설계용역 6건을 275억 원에 수주했다.

전관 업체와 LH의 수의계약 문제는 앞서 감사원도 지적한 바 있다. 감사원이 지난해 6월 공개한 '공공기관 불공정 계약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LH가 2016년 1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전관 업체와 맺은 계약 3,227건 중 1,102건(34.1%)은 수의계약이었다. LH는 설계 공모에 당선된 경우 수의계약을 하게 돼 있다는 입장이지만, 설계 공모 과정부터 심사·평가위원이 전관에게 전화를 받는 등 사전 접촉이 있었던 사실도 드러났다.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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