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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요금 너마저… "고물가시대 300원 인상도 적잖은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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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아끼려면 편의점 음식 더 먹어야죠 뭐."
13일 오후 서울 지하철 2호선 신촌역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대학생 조모(24)씨가 한숨을 내쉬며 이렇게 말했다. 국가 근로장학생으로 일하는 그는 매달 50만 원을 버는데, 이걸론 생활비가 부족해 편의점 할인혜택을 챙겨가며 식비를 아껴왔다. 그런데 전날부터 시내버스 기본요금이 300원 오르면서 머릿 속이 복잡해졌다. 조씨는 "등하교에만 하루 최소 두 번 버스를 타니, 매달 2만 원 가까이 교통비로 더 나가게 된다"며 "한 달에 한끼 정도 외식하는 게 낙인데 이마저도 두 달에 한 번으로 줄여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서울시가 예고한 시내버스 기본요금 인상분이 12일부터 적용됨에 따라, 고물가 시대를 사는 시민들의 표정이 한껏 어두워졌다. 가뜩이나 주머니 사정이 녹록지 않은데, 전기·가스 요금에 이어 버스 요금까지 줄줄이 인상됐다. 지하철 요금도 올해 하반기와 내년 두 차례 오를 예정이라 한숨은 더 깊다.
서울시는 전날 첫차부터 교통카드 기준 △간ㆍ지선버스 300원(1,200→1,500원) △마을버스 300원(900→1,200원) △광역버스 700원(2,300→3,000원)씩 기본요금을 올렸다. 시는 "해외 주요 도시와 비교하면 버스요금이 20~50%수준에 불과한 데다, 최근 5년 버스 적자가 평균 5,400억 원에 이르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번 버스요금 인상은 8년 만이다. 시는 이번 인상으로 2025년까지 2,481억 원의 적자를 줄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매일 버스를 타는 직장인과 대학생들에게 이런 해명은 와닿지 않는다. 서울 중랑구에 거주하며 어린이집 교사로 일하는 노모(34)씨는 "한 달에 10만 원 이상 교통비로 나가고 있어서 요금 인상이 반갑지 않다"며 "주말에는 아홉살 아이와 함께 버스를 타는데 이젠 나들이도 줄여야 하나 싶다"고 말했다. 대학생 윤모(25)씨도 "구직활동을 하다 보면 버스를 탈 때가 많아 걱정이 앞선다"며 "부모님께 용돈을 더 달라고 하기도 죄송하다"고 했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임금이 사실상 동결되거나 깎인 시점에서 공공요금을 올리는 게 적절하냐는 지적도 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달 19일 내년도 최저임금 시급을 9,860원으로 결정했다. 올해 시급보다 2.5% 올랐지만 올해 물가 상승 전망치(3.5%)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동대문구의 한 병원 장례식장에서 서빙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모(62)씨는 "연락을 받고 출근하면 아직 시간당 1만 원도 못 받는다"며 "근처에 지하철이 없어 버스를 두세 번 갈아타곤 하는데 요금까지 오르니 남는 게 없다"고 털어놨다.
물론 요금 인상이 이해 간다는 이들도 있었다. 대학생 이모(22)씨는 "물가가 다 오르는데 버스요금만 안 오르는 것도 이상하다"며 "적자 폭을 늘리느니 한 번은 해결하고 가는 게 바람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김모(27)씨는 "300원은 부담할 수 있다"면서도 "100원씩 점진적으로 올렸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시민들은 재빨리 자구책을 찾고 있다. 온라인 상에선 버스 조조할인(오전 6시30분 이전 타는 첫 번째 대중교통 수단 요금을 20% 할인)을 위해 출근 시간을 이른 시간으로 조정한다거나, 여럿이 함께 자가용이나 택시를 타는 '카풀'을 이용하겠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용산구에 거주하는 이모(31)씨도 "앞으론 버스 대신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타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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