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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탈출했다가 마취총 맞은 침팬지 하늘나라로

입력
2023.08.11 17:30
수정
2023.08.11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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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청소 때 탈출, 2시간 뒤 포획
사육사 물고 대치하다 마취총 맞아
폐사한 침팬지는 25세 수컷 '루디'
市, "치료 중 기도 폐쇄로 질식사"

대구 달성공원 동물원에서 우리를 탈출한 침팬지 한 마리가 11일 구조요원들과 대치하고 있다. 대구경찰청 제공

대구 달성공원 동물원에서 우리를 탈출한 침팬지 한 마리가 11일 구조요원들과 대치하고 있다. 대구경찰청 제공

대구 달성공원에서 사육장을 탈출한 침팬지가 마취총을 맞고 잡혔다가 회복 도중 숨졌다.

11일 대구시에 따르면 이날 동물원 사육장을 탈출했다가 두 시간 뒤 마취총을 맞고 쓰러져 포획된 침팬지가 회복과정에서 기도폐쇄로 질식사했다. 이 침팬지는 올해 25살된 수컷으로, 이름은 ‘루디’다.

대구시 관계자는 “루디는 마취총을 맞고 곧바로 동물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치료를 받다가 회복하지 못하고 오후 1시 30분 폐사했다”고 말했다.

이날 루디는 암컷 ‘알렉스’와 함께 오전 8시 50분쯤 청소를 하러 사육장에 들어온 사육사를 밀치고 탈출했다. 달성공원 측은 112 등에 곧바로 신고했고, 소방과 경찰이 현장으로 출동해 포획에 나섰다. 방문객 안전을 위해 일시적으로 출입문을 닫았고, 관람객 10명이 대피하기도 했다.

함께 탈출한 알렉스는 사육사의 회유 등으로 이날 오전 9시 30분쯤 다시 우리로 돌아왔다. 하지만 루디는 동물원 외벽을 배회하며 소리를 지르고 다녔고, 공격성까지 나타냈다. 이 과정에 사육사 한 명이 물려 왼팔에 4∼5㎝의 열상을 입고 인근 병원에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대구 달성공원에서 우리를 탈출한 침팬지 한 마리가 11일 동물원 내부를 돌아다니고 있다. 대구경찰청 제공

대구 달성공원에서 우리를 탈출한 침팬지 한 마리가 11일 동물원 내부를 돌아다니고 있다. 대구경찰청 제공

대구시와 경찰, 소방당국은 시민 안전을 위해 마취총 3발을 쏴 루디를 제압했다. 달성공원 동물원은 대구 중구와 서구에 걸쳐 있는 주택 밀집지역 가운데에 있어 행여 침팬지가 공원 바깥으로 나가면 행인이나 주민에게 해를 입힐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침팬지는 지능이 높은 영장류 동물 중에서도 키가 1~1.6m로 크고 힘이 세며 포악한 편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환경부에 침팬지 탈출 경과를 보고하고, 규정대로 폐사한 동물을 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 김정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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