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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닮았다고? 현대차 1호 픽업 싼타크루즈와 제네시스 첫 전기차 GV60

입력
2023.08.15 14:0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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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타 본 현대차 첫 픽업 모델
한국서 운전한 제네시스 첫 전동화 모델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에 정차한 싼타크루즈. 앨버커키=박지연 기자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에 정차한 싼타크루즈. 앨버커키=박지연 기자


현대자동차그룹북미 전략형 모델로 내놓은 소형 픽업트럭 싼타크루즈 제네시스 브랜드의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CUV) GV60을 연이어 몰았다. 싼타크루즈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뉴멕시코주에서, 제네시스의 전동화 모델 GV60은 7, 8일 서울 도심과 경기도 자유로에서 시승했다. 각각 둘의 매력을 느끼기에 안성맞춤 코스였다.

두 차종을 연달아 운전해 볼 생각을 해본 건 서로 다른 매력을 지닌 싼타크루즈와 GV60이 공통분모를 갖고 있어다. 응? 짐칸이 딸린 내연기관차 픽업 제네시스의 전기차가 닮았다고? 어디가?

뭐, 디자인부터 떠올리면 각진 싼타크루즈와 곡선형 GV60의 겉모습만으로는 도저히 알아차리기 어렵지만 사실 두 차종의 탄생 배경을 곱씹어보면 고개가 끄덕여질 것이다. 둘 다 '현대차가 야침차게 내민 도전장'이기 때문이다.



현대차 첫 정통 픽업 VS 제네시스 첫 순수 전동화 모델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뉴멕시코주 앨버커키 남베폭포 앞에 싼타크루즈 차량이 서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뉴멕시코주 앨버커키 남베폭포 앞에 싼타크루즈 차량이 서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싼타크루즈는 현대차의 첫 번째 픽업 모델이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대한민국 첫 국산 양산차였던 포니 시절 포니 1, 2의 픽업 모델은 있었지만 태생이 정통 픽업은 아니었다. 하지만 싼타크루즈는 얘기가 다르다. 2021년 6월 첫선을 보인 이 차는 애초에 픽업모델로 나왔다. 미국에서만 판매하는 것도 눈에 띈다. '픽업트럭의 천국'이라는 미국에서 소형 픽업 모델로 틈새시장을 노리며 도전에 나섰다.

GV60에도 제네시스의 첫 번째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바로 이 브랜드가 내놓은 첫 번째 순수 전동화모델이다. GV70과 GV80도 전기차가 있지만 이들은 내연기관 모델을 바탕으로 한 반면 이 차는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로 만든 전기차 전용 모델이다. 2025년부터 제네시스에서 나오는 신차는 모두 순수전기차, 수소전기차로만 내놓겠다고 선언한 현대차가 그룹의 미래를 이끌어갈 전략형 모델로 제시한 '청사진이자 도전장'이다.



그래서 첫인상은? 주행감은?

GV60 주행사진. 현대차그룹 제공

GV60 주행사진. 현대차그룹 제공


그래서 차의 첫인상과 디자인, 주행감은 어땠냐고? 먼저 뉴멕시코주에서 만난 싼타크루즈부터. 모래빛을 두른 캘리포니아 샌드 색상은 이 지역 색과 잘 어울렸다. 평소 출퇴근용으로 몰아도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 아담하고, 태생에 맞게 짐을 싣고 다닐 수 있어 실용적으로 보였다. 출발지는 샌타페이 푸에블로 데 씨엘로라는 '천국의 마을'부터 앨버커키 남베 폭포까지 왕복 74㎞를 운전하거나 동승했다.

하루 전 비행기가 고도를 낮추며 점차 앨버커키공항에 가까워질 즈음 모래빛 도화지 위로 실처럼 가는 한 줄기 선이 길게 뻗은 것을 봤다. 미국 대륙 동서를 잇는 66번 국도가 가느다랗게 보인 것이었다. 실제 차를 몰고 나가 보니 이곳은 영화 속 배경처럼 황량한 모래빛 대지가 끝없이 펼쳐졌다. 도로엔 투박하고 커다란 픽업트럭들 천지였다. 몇 시간쯤 달려야 겨우 목적지에 도착하는 이 땅엔 힘 있고 성능 좋은 픽업모델이 어울렸다. 그런데 싼타크루즈만큼 아담한 픽업모델은 거의 볼 수 없었다. 북미에는 커다란 차가 많으니 빈틈을 노린다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 판매량은 2만50대를 기록하며 미국 픽업트럭 판매 순위 13위를 차지했으니 현재까진 전략이 먹힌 셈이다.

4톤(t) 트럭과 픽업모델 시승 경험이 있기에 짐칸이 빈 이 차를 몰기 전 주행감에 대한 기대는 내려놓고 있었다. 짐을 실었을 때 비로소 운전석과 균형이 맞아 안정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차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승차감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투싼을 기반으로 한 이 차는 운전석과 짐칸을 분리하지 않고 몸체를 하나로 연결해서다. 짐칸에 캠핑 장비를 싣고 66번 국도를 달리고 싶은 소망이 생겼다. 운전자를 바꾸며 동승한 기자에게 말했다. "한국에 출시돼도 충분히 경쟁력 있겠는데요?" 동승자도 맞장구를 쳤다.



볼륨감과 역동성 갖춘 미래 전략형 GV60

지난해 12월 출시된 2023년형 GV60. 현대차그룹 제공

지난해 12월 출시된 2023년형 GV60. 현대차그룹 제공


이번엔 GV60 이야기. 7일 저녁 퇴근 후 이 차로 자유로를 달렸다. 서울 도심에서 출발해 경기 고양시 파주를 찍고 돌아오는 88㎞ 코스였다. 주차장에서 마주한 이 차는 한마디로 우아했다. 곡선으로 볼륨감을 살린 겉모습에 바디와 바디 사이 이음매를 없앤 클램셸 후드를 적용해 깔끔했다. 이 후드는 제네시스 최초로 쓰였다. 무엇보다 이름처럼 날렵하고 역동적인 쿠페의 모습이었다. 제네시스(Genesis) 브랜드가 제시하는 다재다능한(Versatile) 럭셔리 차량이란 의미의 GV 라인업 중 가장 낮은 숫자(60)를 붙인 이유다.


크리스털 기어·증강현실 계기판…

증강 현실이 적용된 제네시스 계기판(위). 제네시스 GV60의 크리스털 스피어는 구(球) 형상의 전자 변속기다. 파주=박지연 기자

증강 현실이 적용된 제네시스 계기판(위). 제네시스 GV60의 크리스털 스피어는 구(球) 형상의 전자 변속기다. 파주=박지연 기자


퇴근 시간에 서울 중구에서 출발한 탓에 40분가량 서울을 벗어나지 못한 채 가다 서다 반복했다. 주차장처럼 꽉 막힌 도로에서 변속기를 주차(P)에 놓고 차 내부를 살폈다. 차 안에서 가장 눈에 띈 건 전자변속기와 증강현실 계기판이다. 우선 온모드가 되면 기어 자리에 주먹보다 큰 수정구슬 모양의 전자변속기가 회전하며 모습을 드러낸다. 이 크리스털 스피어를 좌우로 돌려 드라이브(D), 중립(N), 후진(R)에 맞출 수 있고 오프모드가 되면 다시 반바퀴 돌아 구 모양으로 바뀐다.

증강현실 계기판은 꽤 만족스러웠다.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려 내비게이션을 보지 않아도 될 만큼 완성도가 높아 앞을 보고 주행하다 시선만 조금 아래로 두면 그만이었다. 조용한 주행도 이 차의 장점이다. 모든 좌석에 이중접합유리가 들어가 풍절음을 차단해주는 덕분이다. 다만 익숙해지는 데에는 꼬박 이틀이 걸린 건 실내로 들어온 디지털 사이드미러다. 운전 경력만큼 사이드미러를 보는 습관이 굳어진 까닭에 모니터를 통해 뒤 차량을 인식하는 방식이 낯설었다.

2023년형 싼타크루즈의 가격은 가솔린 2.5 터보 모델 4만570달러(약 5,400만 원)이다. GV60은 스탠다드 2WD 모델 6,839만 원, 스탠다드 AWD 모델 7,185만 원, 퍼포먼스 AWD 모델 7,749만 원이다.

앨버커키·파주=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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