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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고혈압일리가…" 20~30대 젊은 고혈압 환자 90%가 병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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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차고 몸이 부어서 왔어요. 혈압이 200을 넘어요. 혈압이 높다고 듣기는 했는데 별다른 증상이 없고 바빠서 그냥 지냈어요.” 35세 남성과 진료실 첫 대면에서 들은 말이다.
검사 결과는 처참하다. 가슴 X선 촬영 사진엔 심장이 커져 있고 폐에 물이 고여 있다. 심장 초음파검사에서는 심장이 두꺼워져 있고(심장 비대), 심장 기능이 정상의 절반도 되지 않는 심장 기능 저하가 나타나 심부전으로 진단됐다.
다행히 검사에서 고혈압의 2차적 원인이 없어 '치료받지 않은 본태성 고혈압에 의한 심부전'으로 진단돼 고혈압 약으로 혈압을 조절하자 6개월 후 혈압이 정상 유지되고, 심장 기능도 회복됐다. 치료하면서 담배도 끊고 심장 기능이 회복되며 숨차는 증상이 좋아지자 운동으로 건강을 되찾았다.
고혈압은 방치하면 생명을 위협하는 심뇌혈관 질환(급성 심근경색, 뇌졸중, 심부전) 및 만성콩팥병 등으로 이어지기에 '소리 없는 살인자'로 불린다. 이런 합병증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그런데도 치료받지 않거나 혈압이 높은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이 20~30대 젊은이에게서 많다는 게 심각한 문제다. 20세 이상 인구의 29%(1,300만 명)가 고혈압으로 추정된다.
특히 고령화로 65세 이상 고혈압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지만 이들 고령 환자는 대부분 자신이 고혈압인 줄 알고(인지율 69%) 치료도 받는다(치료율 65%). 하지만 20~30대 고혈압 환자는 10명 중 2명만 고혈압을 인지해 치료받고 10명 중 1명 정도만 혈압을 조절하기에 결국 고혈압에 노출되고 합병증이 생기기 쉽다. 게다가 20~30대 대부분이 직장이나 학교 생활을 하므로 병원을 찾는 비율이 매우 낮다.
고혈압은 가까운 1차 의료기관(의원)을 찾아가도 돼 직장 생활로 시간이 여의치 않다면 근처 병원을 점심 시간에 잠깐 짬을 내 다녀오거나 토요일이나 평일 휴가를 내 한두 달에 한 번씩 방문해도 된다.
고혈압은 간단한 혈압 측정으로 진단하므로 가정이나 직장, 근처 약국이나 병원에서 휴식 후 바른 자세로 자동 혈압 측정을 해도 혈압을 알 수 있다. 물론 한 번 혈압이 높다고 곧바로 고혈압으로 진단하는 건 아니다. 여러 차례 바른 방법으로 혈압을 측정하고 진료실에서 의사가 혈압을 측정하거나 24시간 활동 혈압(진료실과 가정을 오가면서 하루 동안 혈압을 측정)으로 고혈압을 진단한다.
치료도 곧바로 약물 치료를 하기보다 혈압을 올리는 나쁜 생활 습관(흡연, 과음, 운동 부족, 비만)을 고쳐가면서 혈압이 잘 조절되지 않거나, 고혈압 합병증이 동반되거나, 처음부터 혈압이 고혈압 2기(수축기 혈압 160㎜Hg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 100㎜Hg 이상)라면 바로 약 처방을 받아 혈압을 조절하게 된다. 요즘은 부작용은 적고 효과가 좋은 약이 많이 나왔고, 2~3가지 약을 한 알로 만든 복합 제제도 있어 간편하게 복용할 수 있다.
특히 가족 중에 고혈압 또는 합병증이 있거나 비만이거나 흡연하는 20세 이상은 2년마다 무료 국가건강검진을 이용하는 게 좋다. 의료기관에서 혈압 측정으로 고혈압을 의심해 볼 수도 있고, 고혈압과 잘 동반되는 이상지질혈증이나 고혈당 혹은 당뇨병을 알아볼 좋은 기회인 셈이다. 국가건강검진은 몇 시간밖에 걸리지 않아 잠깐 시간을 내면 평생 건강을 챙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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