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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되살린 샌프란시스코②] "뒤처질까 두려웠다"... 떠났던 그들이 돌아온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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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은 누군가에겐 기회였다. 복잡하고 치안도 좋지 않은 도시를 떠나 좀 더 자연친화적인 곳에서 '일과 삶'이 균형 잡힌 삶을 살아볼 기회. 각각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을 창업한 제시 피셔와 더그 풀롭 커플에게 그랬다. 전염병으로 대면 모임이 없어지고 원격 근무가 보편화하면서 굳이 대도시 샌프란시스코에 머무를 필요가 없어진 이들은 지난해 집 임대료와 물가 부담이 훨씬 덜한 오리건주 벤드로 이사했다.
목가적 일상은 그러나 오래가지 않았다. 이들 커플은 집 임차 계약이 끝난 이달 다시 샌프란시스코로 돌아왔다. AI 기업가에게 샌프란시스코보다 나은 곳은 찾기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피셔는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샌프란시스코가 살인적 물가, 높아지는 범죄율 같은 문제를 안고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이곳에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자석 같은 AI 생태계가 있다"고 했다. 그는 AI 기반 호텔 안내 서비스를 개발하는 게스트OS의 최고경영자다.
그는 샌프란시스코만의 강점을 세 가지로 압축했다. ①잘 갖춰진 기술 창업 생태계 ②최고의 인재에 대한 접근성 ③열린 커뮤니티다.
샌프란시스코 일대엔 크고 작은 벤처캐피털(VC)이 몰려있고 스탠퍼드와 UC버클리 같은 유명 대학에서 인재가 끊임없이 나온다. 챗GPT 열풍 이후 이 도시에선 AI 관련 행사만 하루 세 개꼴로 열리고 있다. 집 밖을 나서기만 해도 잠재 투자자와 고객, 동업자를 만날 수 있고 아이디어를 나누고 검증받을 수 있는 기회도 널려있다는 얘기다.
피셔와 풀롭은 이주했던 벤드에서 350여 명이 모이는 기술 스타트업 모임에 나간 적이 있는데 샌프란시스코에서와 같은 활력을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동업자를 찾고 있는 이들은 이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편도 여덟 시간씩 운전해 샌프란시스코를 찾았고 그때마다 확실히 '기업가 친화적'인 문화를 체감했다. '적어도 창업자들에게, 샌프란시스코는 단점을 상쇄할 만한 장점이 충분하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 배경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실리콘밸리 유명 액셀러레이터 와이컴비네이터는 올 들어 스타트업들에 샌프란시스코로 옮길 것을 추천하고 있다. 스택AI를 세운 베르나르도 아세이투노는 그 권유를 받고 지난해 말 동부 보스턴에서 서부로 옮겨 온 사람 중 하나인데, 석달 만에 완전 이주를 결심했다. 그는 "다른 어떤 도시도 샌프란시스코가 가진 창업 인프라를 다 갖추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당신이 무엇을 찾든 샌프란시스코엔 이미 모든 게 있다"고 했다.
기술 스타트업의 산실이었던 샌프란시스코는 팬데믹을 거치며 눈에 띄게 쇠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밸리를 대신해 좋은 치안, 낮은 집값, 기업에 유리한 세제 등을 갖춘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텍사스주 오스틴 등이 새로운 기술 허브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최근 NYT는 "AI 붐이 테크기업가들을 다시 샌프란시스코로 끌어들이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 도시를 떠났던 사람들의 '유턴'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핀테크 스타트업 브렉스를 설립한 헤르나니 두부그라스도 그 중 하나다. 두부그라스는 팬데믹 초기 샌프란시스코 사무실을 닫고 로스앤젤레스(LA)로 갔는데 최근 다시 돌아왔다. 그는 "샌프란시스코를 떠나 있는 동안 내가 많은 것을 놓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뒤처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복귀를 이끌었다고 NYT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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