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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간 전이 새로운 메커니즘 규명 <서울대병원>

입력
2023.08.09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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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간 전이 예측 바이오마커 CX3CL1, 고위험 환자 예측 가능
혈액 내 CX3CL1 수치 높을수록 간 전이율·간 전이 사망률 증가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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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방암이 간으로 전이되는 ‘유방암 간 전이’ 과정의 새로운 메커니즘을 규명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유방암 환자 유래 이종 이식 모델을 이용해 유방암의 간 전이 과정에서 ‘CX3CL1’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유방암 세포가 혈액으로 분비하는 세포 밖 소포체가 면역세포와 상호작용을 통해 암세포가 도달하기 전부터 이미 간 조직 내에서 암세포가 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과정을 규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분자 암 연구(Molecular cancer research)’ 7월 호의 하이라이트 논문으로 선정돼 게재됐다.

문형곤 서울대병원 유방센터 유방내분비외과 교수팀(허우행 연구원)이 한국인 유방암 환자의 암 조직을 직접 면역이 억제된 쥐에 이식해 종양을 키운 환자 유래 이종 이식 모델(patient-derived xenograft model·PDX model)을 이용한 동물 실험을 통해 유방암의 간 전이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연구를 수행한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유방암은 2023년 세계 여성 암 발생률 1위·사망률 2위를 차지한다. 유방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대부분 유방암 환자의 원격 전이(원발 부위의 암보다는 폐·간·뼈 등 다른 장기로 전이된 경우)에 의해 발생한다.

간은 유방암 환자에게 두 번째로 흔한 원격 전이 부위다. 국내 유방암 환자의 생존 자료를 분석한 2016년 연구에 따르면 간에 발생하는 전이는 뼈·폐에 발생하는 전이보다 치료가 힘들고 상대적으로 생존 기간도 짧다.

이러한 유방암 간 전이의 임상적 중요성에 따라 그동안 많은 연구자들이 유방암세포가 간 조직으로 전이되고 자리 잡는 메커니즘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다른 장기로의 전이는 없이 간으로만 전이하는 연구 모델이 없어 간 전이 메커니즘에 대한 연구가 충분히 진행되지 못했다.

이에 연구팀은 전이 유무와 전이 기관이 다른 삼중 음성(-) 유방암 환자 유래 이종 이식(PDX) 모델을 활용해 간에서 ‘전이 전 니시’ 형성 과정을 밝혀내고자 했다. 전이 전 니시(Pre-metastatic niche)는 암세포가 원격 장기에 도달하기 전부터 특정 장기가 암세포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는 것을 일컫는다.

간으로 전이된 삼중 음성 유방암 PDX 모델의 RNA 시퀀싱을 통한 유전자 발현 분석 결과, 전이가 일어난 간 미세 환경에서 CX3CR1 유전자의 증가를 보여줬다. 추가로 CX3CR1의 발현율은 폐 전이와 비교할 때 간 전이 유방암 환자 조직에서 유의하게 더 높았다.

이는 CX3CR1이 유방암 전이가 있는 간 조직에서 증가하고, CX3CR1 발현 증가가 유방암의 간 전이에 특이적 유전자 조절임을 시사한다.

이어 유방암 동물 실험 모델에서 간의 CX3CR1 발현의 증가는 암세포 전이 이전에 발생했으며, CX3CR1 단백질을 발현하는 대식세포가 간에 모여들었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는 간의 혈관 내피세포에서 발현·분비하는 ‘CX3CL1’ 때문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간의 전이 전 니시에서 이 CX3CL1-CX3CR1 신호 전달은 CX3CR1을 발현하는 대식세포에서 MMP9 단백질 발현 증가를 촉진했고, 이는 유방암세포의 간으로의 이동과 침윤을 돕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또한 “유방암세포에서 유래된 세포 밖 소포체(Extra-cellular vesicles·EVs)가 간에서 TNF-alpha 발현을 유도해 간 혈관 내피 세포에서 CX3CL1 증가를 유도함을 시사한다”고 했다.

연구팀은 이 밖에 유방암 환자 155명의 혈장 내 CX3CL1 농도가 간 전이에 의한 사망률 및 발생률과 상당한 연관성이 있음을 효소 결합 면역 흡착 분석법(ELISA)을 통해 밝혀냈다.

연구팀은 간으로 전이를 반복하는 유방암 PDX 모델을 취합하여 폐나 다른 장기로 전이하는 다른 PDX 모델과의 비교를 통해 유방암 세포가 혈액으로 분비하는 세포 밖 소포체가 면역세포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암세포가 도달하기 전부터 이미 간 조직 내에서 암세포가 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허우행 박사(의생명연구원 연구원)는 “암세포가 분비한 세포 밖 소포체가 간 조직에서 CX3CL1이라는 특정 면역 단백질 발현을 높이고, 이 단백질에 의해 CX3CR1 수용체를 가진 면역세포가 간 조직으로 유도되면서 암세포가 잘 증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유방암 환자의 혈액에서 CX3CL1 단백질 농도를 측정하는 것으로 향후 간 전이가 발생할 수 있는 고위험 환자를 예측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표적 치료 전략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문형곤 교수는 “지금껏 유방암에서는 이런 ‘전이 전 니시’가 간 전이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좀 더 명확히 이해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고 했다.

문형곤(왼쪽) 서울대병원 유방센터 유방내분비외과 교수, 허우행 연구원

문형곤(왼쪽) 서울대병원 유방센터 유방내분비외과 교수, 허우행 연구원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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