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 친 '마약 양성' 롤스로이스 운전자 구속영장

경찰 "케타민 등 7종 약물 투약 확인"

2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에게 중상을 입힌 가해 운전자의 사고 당시 모습. 유튜브 ‘카라큘라 탐정사무소’ 캡처

경찰이 서울 강남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 20대 여성을 들이받아 중태에 빠뜨린 20대 남성의 신병 확보에 나섰다.

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날 오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과 도로교통법상 약물운전 등 혐의로 20대 운전자 신모(28)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신씨는 2일 오후 8시 10분쯤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 인도로 차량을 몰아 20대 여성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는다. 이 사고로 피해 여성은 양쪽 다리가 골절되고 머리와 배를 크게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은 사건 발생 약 일주일 만이다. 당초 신씨는 경찰의 마약 간이 시약검사에서 '클럽 마약'으로 불리는 전신마취제 케타민 양성 반응이 나왔지만, 경찰은 치료 목적 투약 사실이 인정되고 도주 우려가 적다는 이유로 신씨를 현행범 체포 약 17시간 만에 석방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가해자의 뒷배가 경찰에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부실 수사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다만 경찰은 수사 초기 확보된 물증이 구속 사유에 미치지 못해 신청 시점이 늦어졌을 뿐, 보강 수사를 계속 해왔다는 입장이다. 강남서 관계자는 "전날 회신 받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식 결과 신씨가 케타민을 포함해 7가지 약물을 투약한 사실이 확인됐고, 범행 당일 낮 12시쯤에도 다른 병원을 찾아 수면 마취제류 약물 2종을 맞은 행적이 포착됐다"면서 "영장이 발부되면 구속 상태에서 혐의 입증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다원 기자 da1@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