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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가격·충전기 고민에…다시 시작된 하이브리드차 전성기

입력
2023.08.09 04:3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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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단점 두루 보완해 인기 높아져

현대차 그랜저 하이브리드. 현대차 홈페이지

현대차 그랜저 하이브리드. 현대차 홈페이지


상반기 동안 새 차 구매를 신중히 고민해 온 회사원 김모(39)씨는 최근 기아의 K8 하이브리드를 사기로 마음을 굳혔다. 전기차를 타보려 했지만 최근 1년 새 전기차 가격이 많이 오른 데다 충전 인프라 확대 속도가 더디다는 판단이 그의 마음을 돌렸다. 김씨는 8일 "휴가철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전기차 충전 전쟁을 직접 보고 난 뒤 하이브리드차로 결정했다"고 했다.

친환경차 시대의 시작을 알렸던 하이브리드차가 또 한번 전성기를 맞았다. 친환경차 구매가 대세로 접어들었는데 아직 전기차에 확신을 가지지 못한 이들의 선택을 받으면서다. 무엇보다 이미 출시된 내연기관 차종의 하이브리드 모델①성능과 안전성이 검증됐고 ②가격도 합리적인 데다 ③연비 절감은 물론 친환경차 할인 혜택까지 누릴 수 있는 점이 매력이다. 여기에 ④전기차 충전의 번거로움을 겪지 않으면서 ⑤앞으로 중고차 시장에서도 일반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높은 가격에 팔 수 있다는 점 또한 하이브리드 차량이 다시 인기를 끄는 이유다.



전기차보다 높은 하이브리드차 성장성


충남 공주시 정안알밤휴게소에서 충전 중인 전기차들. 총 8기의 충전기 중 3기는 작동하지 않아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공주=김형준 기자

충남 공주시 정안알밤휴게소에서 충전 중인 전기차들. 총 8기의 충전기 중 3기는 작동하지 않아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공주=김형준 기자


충남 공주시 정안알밤휴게소에서 충전 중인 전기차들. 총 8기의 충전기 가운데 3기는 작동하지 않아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공주=김형준 기자

충남 공주시 정안알밤휴게소에서 충전 중인 전기차들. 총 8기의 충전기 가운데 3기는 작동하지 않아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공주=김형준 기자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내수 판매(국산차와 수입차 포함) 89만3,737대 중 하이브리드차는 17만6,699대로 19.8%를 차지했다.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13만798대)보다 무려 35.1% 높아졌다.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6.2% 높아진 점과 비교했을 때 하이브리드차는 성장성 면에서도 전기차보다 앞선 셈이다.

실제 주요 모델의 하이브리드차 판매 비중도 높다. 상반기 현대차 실적 대박을 이끈 '그랜저'내수 판매량(6만2,970대) 가운데 하이브리드차는 3만3,056대로 52.5%를 차지처음으로 내연기관 모델 판매량을 넘어섰다. 기아 'K8'은 상반기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이 63.6%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곧 출시될 현대차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싼타페의 완전 변경 모델과 기아 쏘렌토 부분 변경 모델은 하이브리드차 중심으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디젤 줄어든 자리, 하이브리드차가 채울 듯

시각물_친환경차 차종별 내수 판매 현황

시각물_친환경차 차종별 내수 판매 현황


하이브리드차의 부활은 해외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특히 전기차 생산 체제 전환이 뒤처졌다는 평가는 받았던 도요타는 하이브리드차 인기 역주행에 되레 반사이익을 챙긴 모습이다. 2021년 상반기 130만5,912대였던 하이브리드차 판매는 올 상반기 166만1,774대로 2년 만에 약 27% 늘었고, 2분기에는 일본 기업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 1조 엔을 돌파(1조1,209억 엔)하기도 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도 새로운 모델의 하이브리드차를 출시할 뜻을 속속 내놓으면서 전기차와의 '병행 개발' 전략을 펼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하이브리드차의 성장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전기자동차과 교수는 "최근 수년 사이 전기차 가격이 크게 뛰었지만 여전히 화재 발생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고 무엇보다 충전에 대한 불편함 또한 해소되지 않으면서 하이브리드차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했다. 그러면서 "완성차 업체들도 디젤차 출시를 줄이는 대신 하이브리드차 개발 및 생산을 더 늘릴 것"이라고 봤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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