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간 BTS가 무슨 죄?"...성일종, 국방부에 잼버리 K팝 공연 동원 요청

성일종 "국격 추락...문화의 힘으로 채워야"
누리꾼들 "BTS가 국가 소속 가수?"
김기현 "당 차원에서 논의할 사안 아냐"

성일종 국민의힘 우리바다지키기검증 TF 위원장이 지난달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후쿠시마 원전 오염 처리수 긴급 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세계잼버리대회 K-POP 콘서트에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고 국방부에 요청했다가 누리꾼들의 비판을 사고 있다. 논란이 일자 국민의힘 측은 "당 차원에서 논의한 게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성 의원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방부는 오는 11일 서울에서 있을 케이팝 콘서트에 현재 군인 신분인 BTS가 모두 함께 참여해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일 수 있도록 모든 조처를 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현재 군복무 중인 BTS 멤버 진과 제이홉이 공연에 참여할 수 있게 협조해 달라는 것이다.

성 의원은 "전북 새만금에서 개최된 세계잼버리대회는 준비 부족과 미숙한 운영으로 국격이 추락하는 행사였다"며 "이 소중한 손님들(잼버리 참가자)에게 새만금에서의 부족했던 일정들을 대한민국의 문화의 힘으로 채워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세계잼버리 준비 부족으로 일부 국가 대표단이 조기 퇴소하는 등 국제적 망신이라는 비판이 계속되자 세계적인 스타인 BTS의 공연으로 여론을 달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잼버리대회에서 조기 철수하는 대원들이 8일 오전 전북 부안군 잼버리 대회장에서 버스를 타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이후 온라인상에서는 "BTS가 무슨 죄냐. 왜 잼버리 수습을 맡기냐", "BTS가 국가 소속 가수인가. 공산정권을 보는 것 같다", "잼버리 실패를 BTS로 막아보겠다는 것이냐" 등 누리꾼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BTS 팬클럽 '아미'들도 잼버리 실패 부담을 BTS에 지운다며 반발했다.

논란이 되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와 관련 "당 차원에서 논의하고 답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성일종 의원이 특별히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 분야"라고 선을 그었다.

이번 대회 주요 행사인 'K팝 슈퍼 라이브'는 지난 6일 새만금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대회 파행으로 11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것으로 변경됐다. 아직 행사 출연진은 확정되지 않았다.

남보라 기자 rarara@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