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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같이 피어난 고양이 한 마리?…여름방학 판타지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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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흔든 K콘텐츠의 중심에 선 웹툰. 좋은 작품이 많다는데 무엇부터 클릭할지가 항상 고민입니다. '웹툰' 봄을 통해 흥미로운 작품들을 한국일보 독자들과 공유하겠습니다.
어느 날 앞마당 나무에 고양이가 '핀다'면? 심지어 30년 전 이 집에 살던 고양이와 꼭 닮았다는 이야기를 믿을 수 있을까.
엉뚱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로로의 '고양이 타타'는 어른의 내면에 남은 동심을 자극하는 웹툰이다. 도시로 전학을 간 중학생 '하수연'이 여름방학을 맞아 이전에 살던 고롱리 외갓집에 돌아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꽃봉오리에서 피어난 고양이 '타타'를 만난 후 겪는 마법 같은 시간들 덕분에 수연은 물론 수연의 엄마(경이)와 이모들을 비롯한 어른들도 한 뼘 성장하는, 진정한 여름방학을 보낸다. 판타지 동화 같은 서사 아래에는 세월과 관계에 대한 따뜻한 철학이 깔려 있다. 시골의 싱그러운 여름 정취를 잘 담아낸 작화 덕분에 시원한 여름밤을 보내기 위해 탐독하기에도 알맞다.
타타의 등장은 온 가족이 외갓집에 모이는 계기가 된다. 나무에서 고양이가 태어나는 광경을 목격한 수연과 할머니는 가족들에게 연락을 돌린다. 할머니는 30년 전 키우던 타타와 꼭 닮은 고양이를 보자마자 자연스럽게 타타라고 부르고, 신기하게도 타타는 할머니와 가족들을 알아보는 듯하다. 죽은 고양이의 환생도 기가 막힌데 꽃을 머리에 단 타타는 날아다니기까지 한다. 그런 기상천외한 상황에도 가족들은 반가운 마음이 먼저다. 갑자기 한자리에 모인 가족들은 타타가 왜 지금 이곳에 다시 나타나게 된 것인지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 그러면서 '성현'이가 키우던 타타가 이 집으로 오게 된 그때를 떠올리게 되고 '타타 환생'의 이유를 조금씩 찾아간다.
"절대로 변하지 않는 게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서사의 중심에는 수연의 고민이 있다. 원하지 않았던 전학으로 적응하기 힘들었던 수연은 반년 만에 돌아온 고롱리에서 옛 친구들을 만나지만 전과는 달라진 모습에 왠지 낯설다. 수연의 고민은 30년 전 성현의 사연과 포개진다. 교사인 아버지를 따라 이사를 자주 다녔던 성현 역시 친구들과 헤어지기 싫어했고 이사 가던 날 사고로 우물에 빠져 숨졌다. 성현의 가족이 마을을 떠나면서 경이네에 맡겨진 게 타타다. 타타를 연결고리 삼아 수연과 성현의 이야기를 오가며 작가는 세월과 변화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수연의 할아버지가 건네는 "변화를 받아들인 사람들만이 이 세상에 절대로 변하지 않는 게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는 조언은 바쁜 세상에 쉼표를 찍고 잠시 주변을 돌아보게 한다.
작품은 그림책 '수염왕 오스카' '유령 집사' '행복한 세세 씨'를 낸 김수완·김수빈 작가(필명 '로로')의 강점이 십분 발휘됐다. 소박한 농촌 풍경을 수채화처럼 그려낸 작화가 작품의 분위기를 더욱 몽글몽글하게 하고, 잘 표현된 여름의 색채가 청량감을 더한다. 예컨대 타타가 동네를 날아다니면서 보는 여름철 논, 꽃밭, 들판의 모습이 그렇다. 또 고양이의 귀염성을 부각한 묘사와 인물들의 사랑스러운 표정이 독자의 마음을 간지럽힌다. 일본 지브리 애니메이션과 같은 따뜻함도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마법의 꽃'을 머리에 단 타타가 사람들을 어디로 이끌지 궁금하지만 끝을 생각하면 벌써 아쉬운 이 작품은 네이버웹툰에서 지난 1월부터 연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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