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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높이 2m 벽 뛰어넘으면 풍년"이라 믿는 일본 축제...다치면 '살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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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미에현에서 매년 5월 열리는 680년 역사의 전통 축제가 동물을 학대한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말이 가파른 언덕을 오른 뒤 높이 약 2미터의 벽을 뛰어넘는 과정에서 다치는 경우가 허다하고 이로 인해 말이 살처분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축제를 폐지하라는 의견이 빗발쳤으나, 결국 전통은 보존하되 말을 학대하지 않는 방법으로 개선하라는 권고가 내려졌다.
미에현 당국은 지난 3일 문화재보호심의회를 열고 구와나시의 신사인 다도타이샤에서 개최되는 ‘말 올리기 의식(아게우마신지)’을 안건으로 올렸다. 1978년 미에현 무형민속문화재로 지정된 이 축제는 화려한 전통 의상을 입은 남성 청년이 탄 말이 높은 벽을 뛰어넘게 하는데, 성공한 말이 많을수록 풍년이 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주민들은 믿는다.
말을 타는 16, 17세의 청년은 축제를 앞두고 겨우 한 달 정도 승마를 배우기 때문에 말을 노련하게 다루지 못한다. 말이 점프하기 전 달리는 구간이 200m밖에 되지 않아 추진력을 충분히 얻기 어렵다. 이어 30도 이상의 가파른 언덕을 뛰어오른 후 2m 높이의 벽을 마주한다. 말이 제대로 넘지 못하면 사람들은 큰 소리를 지르거나 줄로 끌어당기며 말이 벽을 넘도록 부추긴다. 하지만 대부분 말은 벽을 넘는 데 실패하고 다치기도 한다.
국제동물복지협회의 우에노 요시이치 회장은 일본 NHK방송에 “올림픽 승마 경기의 장애물도 최대 높이가 1미터 60cm 정도”라며 “그보다 높은 장애물을 넘도록 말에게 강요하는 것은 학대”라고 말했다.
일본 동물보호단체와 수의사들이 학대 문제를 지적하기 시작한 것은 약 30년 전부터였다. 올해 일본에서 다시 논란에 불이 붙은 것은 지난 5월 열린 축제에서 다리가 부러진 말이 살처분되면서다. “고통스러워하는 말을 보고도 즐길 수 있느냐”, “이런 행사는 폐지돼야 한다”는 분노의 목소리가 잇따랐다. 미에현엔 3,000건이 넘는 항의가 접수됐고, 축제 폐지를 위한 서명 운동엔 3만1,000명이 참여했다. 영국 BBC방송 등 해외 언론들도 논란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미에현은 2008년부터 열린 축제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2010년 1마리, 2014년 2마리, 올해 1마리 등 최소 4마리의 말이 다쳐서 수의사에 의해 살처분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미에현 문화재보호심의회는 그러나 이 축제의 무형민속문화재 지정을 해제하는 안은 보류했다. 대신 축제 주관 단체에 동물복지에 신경 쓰고 위압적 행위를 근절할 것 등을 주문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2미터짜리 벽을 반드시 없애라고 주장하고 있다. 축제 주관 단체는 올해 연말까지 개선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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