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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마름을 느낀다면 이미 탈수가 진행 중

입력
2023.08.06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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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김성권 서울대 명예교수(서울K내과 원장)

무더위에 일을 할 때는 15~20분 간격으로 물을 1컵씩 마셔야 탈수를 예방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무더위에 일을 할 때는 15~20분 간격으로 물을 1컵씩 마셔야 탈수를 예방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요즘 진료실에서 자주 받는 질문 하나가 “물을 얼마나 마셔야 하나요?”라는 것이다. 한때 하루에 물을 8잔 마셔야 한다는 내용이 보도돼 관심을 받은 적도 있지만, 굳이 이만큼 마시지 않아도 된다.

대개 하루 4~6잔 정도의 물이나 음료수를 마시는 것이 권고된다. 이는 사람이 하루 소변 등으로 배출하는 물의 양을 고려한 것이다. 하지만 여름 무더위 속에서 운동·노동 등으로 야외 활동을 하느라 땀을 많이 흘렸다면 물 섭취량을 2~3L까지 늘리는 게 좋다. 물이 부족하면 탈수증이 생기고, 체온이 올라가 일사병·열사병이 발생할 위험성이 높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로 마시는 게 좋지만 주스·이온 음료·우유·음료수 등의 형태로 섭취해도 된다. 다만 카페인이 많은 에너지 드링크나 술은 탈수증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탈수증이 생기면 본인이 알아채지 못하더라도 운동과 업무 능력이 저하된다.

탈수증 예방을 위해 무더위에서 활동·작업할 때는 15~20분 간격으로 물 1컵씩 마셔야 한다. 1시간에 800~900mL의 물을 마시는 셈이 된다. 작은 생수병(500mL) 2개에 조금 못 미치는 양이다.

물은 한꺼번에 많은 양을 마시기보다는 일정한 시간을 정해놓고 조금씩 나눠 마시는 것이 효과적이다. 하지만 물·스포츠음료·에너지 드링크 등을 1시간당 1.3L 이상 많이 마시면 응급 건강 이상을 초래할 수도 있음을 알고 있어야 한다.

또 다른 궁금증은 ‘땀을 많이 흘리면 소금을 더 먹어야 하지 않나요?’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저나트륨혈증이 생기면 위험하다고 하더라”라는 말도 한다. 땀으로 물과 함께 소금이 배출되니 별도로 소금을 보충해주어야 한다고 여기는 것이다.

간혹 ‘군대에서 행군할 때 소금을 먹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요즘은 군인들에게 따로 소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 산업안전보건연구원(NIOSH)도 알약 형태의 소금 섭취를 권장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경우 소금은 낮 동안의 정상적인 식사나 간식 등으로 공급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름에는 식사를 거르지 말고 잘 챙겨 먹어야 한다. 그래야 더위 속에서 일할 때 몸의 수분이 조절되고, 땀으로 일부 배출되는 소금도 보충할 수 있다. 한국인이 하루 섭취하는 소금의 양은 11.5g인데 이 중 10g은 소변으로 배출되며 땀으로 미미한 양이 배출된다.

땀을 많이 흘려도 몸에 소금이 부족한 경우는 거의 생기지 않지만 물은 부족한 상태가 초래될 수 있다. 그래서 물 섭취가 중요하다.

물 부족의 판단 기준은 목-입술 마름, 소변 색깔-냄새-횟수 등이다. 목마름을 느낄 때는 이미 탈수증이 진행됐을 수 있으므로 미리 물을 마셔 두는 게 좋다. 특히 노인들은 탈수증이 있어도 목마름을 잘 느끼지 못하므로 더 신경 써야 한다.

소변 색깔은 평소 연한 맥주 색이다. 가장 옅은 것에서 진한 것까지 1~4단계로 나눌 수 있는데, 1~2단계로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 물 부족이 심하면 3~4단계의 진한 소변이 나온다. 소변 냄새가 평소보다 강하고, 소변 횟수도 하루 4회 이하로 줄었을 때도 물이 부족하다고 봐야 한다.

김성권 서울대 명예교수(서울K내과 원장)

김성권 서울대 명예교수(서울K내과 원장)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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