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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소는 대의를 위해서만 뭉쳤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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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한파 역사학자 와다 하루키(85) 도쿄대 명예교수의 ‘한국전쟁 전사’는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전쟁의 기원’과 함께 한국전쟁 연구사에 우뚝 솟은 저작 중 하나다. 당사국들의 방대한 자료들을 활용, 말 그대로 전쟁을 입체적으로 조망했다. 전쟁의 기원·전개·성격·영향 등을 전방위적으로 다뤄 ‘전사(全史)’라는 제목이 어색하지 않다. 2002년 출간됐으나 한국전쟁 종전 70년을 맞아 최근 한국어판이 나왔다.
구소련의 비밀문서 해제(1994년)가 이뤄진 직후의 저술이기에 저자는 새롭게 공개된 문서들을 꼼꼼하게 들여다보고 상황을 드라마틱하게 재구성한다. 마치 북한·소련·중국 지휘부들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것 같다. 전쟁 관여 사실을 최대한 감추려고 했지만 실제로는 막후 조율자 역할을 한 스탈린이 부각돼 보인다. 스탈린은 개전과 소련의 군수지원, 정전협상은 물론이고 중공군의 참전까지 전쟁의 결정적 국면을 컨트롤했다.
한국전쟁은 ‘공산혁명’이라는 대의를 위해 북·중·소 3국이 똘똘 뭉쳐 싸운 것처럼 알려져있다. 하지만 공산진영 내부에도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었음도 드러난다. 통념과 달리 북한에 대한 소련의 무기지원은 무상지원이 아닌 유상지원이었다. 1949년 북한은 소련에서 항공기, 전차, 자주포를 들여오면서 쌀 3만 톤을 제공했고, 1950년 1월 스탈린은 남침을 승인하면서 김일성에게 매년 2만5,000톤의 납을 받으려 했다. 스탈린은 ‘군사원조의 대가를 전략물자로 (북한에) 얄짤 없이 받아낼 심산’이었다는 것이다. 와다 하루키는 보수세력에게 친북 지식인이라는 의심을 받아왔지만 사료 앞에서 정직하다. 북한의 남침을 명확히 인정하고 이승만을 ‘놀라울 정도로 냉정하고 분석적’ 인물이라며 신생국 안보를 위한 그의 집념을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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